카톡논란 속 국토부 공기업 직원 메신저 감찰

입력 2014-10-26 15:50   수정 2014-10-26 15:56

카톡 감청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토부 산하 기관들이 직원들의 이메일과 메신저를 추적할 수 있는 보안시스템을 구매해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국철도공사의 경우에는 지난해말 역대 최장기 파업 이후 여전히 노사 간 앙금이 다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들의 징계를 위한 사찰이 이뤄졌거나 향후 이뤄질 수 있는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이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해 한국철도공사, 한국감정원 등 6개 공공기관들이 총 6억1880만원을 들여 직원 이메일과 메신저 추적이 가능한 보안시스템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 2009년 1월 직원 이메일과 메신저 추적이 가능한 보안시스템을 1억3,401만원에 구매했으며, 한국철도공사도 지난해 5월 이메일과 메신저 추적가능 보안시스템과 관련 장비를 8,866만원을 들여 구매했다.

한국감정원과 교통안전공단도 지난해 10월 이메일과 메신저 추적이 가능한 보안시스템을 각각 4,850만원, 1,500만원에 구매했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도 2008년 4월부터 이메일 추적이 가능한 보안시스템을 2천만원에 구매했으며, 올해 11월에 5천만원을 들여 추가로 메일 추적가능 보안시스템을 구매할 계획이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의 경우 2011년 5월과 2013년 8월, 올해 10월 이메일 추적이 가능한 보안시스템을 총 2억6,262만원에 구매했다.

이에 따라 적법성 논란과 직원들의 사생활 침해 등이 우려된다.

개인의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보기 위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이 필요한데 이런 시스템을 통해 공공기관에서 내부지침을 근거로 언제든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공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사전 동의도 없이 열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원 의원은 "이메일과 메신저는 수사기관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야만 열람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며 "정보유출사고발생 등 책임소재 확인을 위해 꼭 필요하더라도 현재처럼 임의적으로 보안솔루션을 설치하기 보다는 직원들의 사전 동의를 받고 관리 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해당 공공기관들은 "개인정보의 외부유출 차단용으로 운영 중이며 사고발생 시 책임소재 확인을 위해 보안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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