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끝없는 사랑' 급박한 마무리… 권선징악만 남았다

입력 2014-10-27 09:42  


‘끝없는 사랑’이 권선징악으로 막을 내렸다.

권력을 위해, 이익을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던 박영태(정웅인)와 민혜린(심혜진)은 유명을 달리했다. 서인애(황정음)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여성법무부 장관이 됐고, 한광훈(류수영) 한광철(정경호) 형제도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권선징악을 그렸으나 그 과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통쾌한 복수도, 짜임새 있는 과정도 없이 억지로 만들어낸 듯한 교훈만이 남았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주말특별기획 ‘끝없는 사랑’ 마지막 화에서는 시련을 이겨내고 당당히 최초의 여성법무부 장관의 꿈을 이룬 서인애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영태는 불법 선거 자금 유용으로 법정에 섰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권력을 등에 업고 손을 썼던 것. 그러나 천태웅(차인표)이 대통령이 된 후 청와대에서 권력을 잡은 한광훈이 박영태를 파직시켰고 다시 법정에 세우려 했다. 이에 위기를 느낀 박영태는 민혜린(심혜진)과 김세경(전소민)을 데리고 해외로 도주하려 한다.

이 사실을 안 한광훈, 한광철 형제는 막 배에 오르려던 박영태를 발견하고, 궁지에 몰린 박영태는 두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눈다.

몇 발의 총성이 울린 뒤 한광훈, 한광철은 바닥에 쓰러졌고 박영태는 승리를 확신하며 마지막 총구를 겨눴다. 또 다시 총성이 울리고 쓰러진 쪽은 두 사람이 아닌 박영태였다.

박영태의 도주를 끝까지 돕던 수하가 총을 쏜 것. 자신의 아버지가 박영태의 손에 죽었다며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선언하고 다시 총을 쐈다. 이는 박영태를 보호하려 뛰어든 민혜린에 맞았고 두 사람은 숨을 거두며 끝이 났다.


그간 박영태와 민혜린에게 모진 고초를 겪었던 서인애도, 아버지의 복수를 외치던 한광훈, 한광철 형제도 아닌 제3의 인물에게 너무도 쉽게 최후를 맞은 허무한 권선징악이었다.

시간은 8년 후로 흘렀고 모두가 평화를 되찾았다. 김세경은 한광철과 가정을 이뤘고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병든 김건표(정동환)를 돌보며 살았다. 한광훈은 교수가 됐고, 서인애는 미국에서 로스쿨 최단기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금의환향했다.

서인애는 김건표를 용서하고 “아버지”라고 불렀고, 또 15년 후, 여성 최초 법무부 장관이 된 모습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끝없는 사랑’은 1980년대의 삶을 살아가는 당시 사람들의 꿈과 야망, 사랑을 다룬 드라마로 ‘제2의 모래시계’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주목받았으나 지지부진한 이야기 전개와 어이없는 결말로 초라한 종영을 맞았다.

게다가 고난을 겪은 서인애의 통쾌한 복수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계속해서 고문 받고 심지어 겁탈까지 당하는 시련을 겪는 모습은 도가 지나치다는 평이 많았고, 결국 외면 받고 말았다.

한편, ‘끝없는 사랑’ 후속으로는 살을 빼고 인생이 달라지는 한 여인의 삶을 그린 ‘미녀의 탄생’이 방송된다. 주상욱, 한예슬, 정겨운, 왕지혜 등이 출연하며 오는 11월 1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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