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아이폰 역풍' 삼성‥"SW·IoT가 살길"

지수희 기자

입력 2014-10-27 18:15   수정 2014-10-28 09:42

<앵커>
저조한 실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삼성이 새로운 복병을 만났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국내에 출시되지도 않은 경쟁사의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지수희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지속적으로 삼성의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의 인기 때문에 삼성이 더욱더 긴장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달 초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은 영업이익 4조1천억원이었습니다.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3년만입니다.

지난해 3분기 10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지만 1년만에 반토막이 난 것입니다.

하지만 오는 30일 발표되는 확정실적에는 4조1천억원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원인이었습니다.

4분기에도 판매량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애플이 내놓은 애플6와 6 플러스의 선전은 삼성에 더 치명적인 소식이 됐습니다.

<기자>
이번주 금요일 애플의 아이폰6 시리즈가 국내에 출시됩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고가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정면대결을 펼치게 되는 셈인데요.

국내 이통사들은 아이폰6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어 삼성전자의 고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신선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신선미 기자 리포트

<신선미 기자>

애플의 ‘아이폰6’시리즈의 초반 기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이폰 예약 가입이 시작된 지난 24일 이동통신 3사의 홈페이지는 접속이 지연될 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습니다.

KT는 아이폰 예약 가입을 받은 지 1분 만에 1만대를 넘어섰고 30분만에 1차 예약 가입 분량인 5만대 접수가 모두 마감됐습니다.

SK텔레콤 역시 예약 가입 1~2분 만에 1만명의 예약 가입자가 몰리는 등 ‘아이폰6 시리즈’에 대한 국내 네티즌들의 관심은 상당합니다.

이런 가운데 어느 이동통신사를 통해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지 소비자의 저울질도 한창입니다.

이번 아이폰6는 국내 이통3사가 전부 판매전에 뛰어든 첫 사례인 만큼, 모두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은 아이폰 액세서리를 절반 값에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LGU+는 보조금과 중고 보상금 등을 미리 줘 거의 무료로 아이폰을 살 수 있는 제도를 내놨고, KT는 조건부 할부금 면제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아이폰 돌풍이 해외에 이어 국내로까지 번지자 삼성전자 등 국내 사업자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삼성전자는 당초 내년, 지역별 한정판으로 선보이기로 했던 ‘갤럭시노트 엣지’를 28일 조기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애플의 돌풍에 위기의식을 느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엣지’까지 대량으로 조기 공급하는 카드를 꺼내 든 것입니다.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삼성전자) 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애플).

양사 모두 2종의 주력 모델을 한꺼번에 내놓은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합이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앵커>
네, 애플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서 삼성전자가 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데요.

주가도 영향을 받았죠?

<기자>
네, 삼성전자의 주가는 3분기 실적이 `쇼크`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8월이후 지속적인 하락 세를 보였습니다. (7월31일 134만3천원(-3.73%))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8일이후에도 (113만3천(-2.75%)) 113만3천원까지 떨어졌고, 아이폰 예약판매 호조소식에 오늘 주가는 110만원선 마저 무너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아이폰의 선전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박상률 기자가 전합니다.

# 박상률 기자 리포트

<박상률 기자>

애플의 아이폰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마트폰으로 꼽힙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오픈형`이라면 애플은 철저히 폐쇄적인 OS를 고집했습니다.

그렇다보니 당장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킹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폰`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약점으로 지적됐던 작은 화면을 버리고 `큰 화면`을 선택하자 `마니아`층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그 동안에 삼성이든 LG든 가장 큰 장점이 화면 (스마트폰 화면)사이즈가 크다는 거였는데 아이폰 대화면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차별화가 없어진거다"

애플은 아이폰6 시리즈 판매량 증가로 지난 4분기(7월~9월) 3천9백만 대가 넘는 아이폰을 팔았습니다.

시장에서는 오는 1분기(10월~12월) 아이폰 판매량이 7천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분기 사상 최대 판매량이었던 5천1백만 대보다 40%많은 수치입니다.

아이폰은 국내에서만큼은 시장 점유율 7%를 밑돌면서 부진했지만 `대화면`변신에 국내 소비자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단통법 시행 이후 상대적으로 비싸진 국내 단말기 가격도 아이폰 판매 증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통신업계 관계자
"단통법 실시 이후에 아이폰 신규모델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단말기 가격에 대한 상대적인 메리트로 인해 아이폰에 대해서 예약판매 호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판매하게 된 LG유플러스는 만 원대에 아이폰을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009년, 국내에 처음 출시됐던 아이폰은 도입 5년 만에 국내 최다 판매를 달성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상률입니다.


<앵커>
네, 삼성전자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기자>
네, 삼성은 지난달 신제품 갤럭시 노트4를 당초 일정보다 한달정도 앞당겨 출시한데 이어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내년 지역별 한정판으로 내놓기로 했던 갤럭시 노트 엣지도 조기 출시하기로 결정습니다.

또 차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6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내년 1월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분야에서 이같은 프리미엄 라인끼리의 경쟁 뿐 아니라 중국의 샤오미와 화웨이 같은 업체들의 중저가 라인과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프리미엄 제품이 포화상태인데다 중국의 경쟁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때문에 삼성은 당분간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는 반도체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구성을 보면 그동안 성장을 이끌었던 무선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조8천억원으로 3년만에 2조원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면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부품(DS) 사업부문은 2조3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무선사업부의 실적을 추월했습니다.

스마트폰 부진 여파로 디스플레이와 시스템반도체 사업도 적자가 났지만 메모리 반도체가 1년만에 최고 성적을 거둔 것입니다.

이렇게 반도체를 강화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삼성이 내린 전략입니다.

이 때문에 15조6천억원을 들여 건설될 예정인 평택 고덕 산업단지도 당초 계획보다 1년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네, 삼성의 `위기론`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잘 나가던 시절에도 나왔던 얘기입니다.

이 때문에 삼성이 신수종사업을 키우기 위한 대책도 내놨었는데,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삼성은 그동안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과 LED, 헬스케어, 자동차 전지, 소프트웨어 등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지난 5년간 미국과 유럽 등에서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는데도 적극적이 었는데요.

하지만 신수종 사업에서 아직 두드러진 성과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27일) 삼성은 LED조명사업 해외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 LED조명 시장은 필립스와 오스람같은 유럽계 기업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고 신흥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저가제품 공세를 펼치고 있어 미래 수익성 전망이 좋지 않다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5대 신수종 사업으로 LED를 꼽고 있는 만큼 국내 사업은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LED조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해당해 시장 점유확대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헬스케어 분야 많은 분야를 인수했지만 삼성은 시장을 개척할 만큼의 획기적인 기술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인수한 기업 " 2010년 - 레이(치과용 CT전문기업) / 2011년 - 메디슨(초음파 의료기기기업), 그란디스(미국반도체 M램기술), 넥서스(미국 심장질환 진단 솔루션 기업) / 2012년 - 나노라디어(스웨덴 무선인터넷 칩셋기업), CSR(영국CRS모바일 사업부문), 엔벨로(미국 SSD소프트웨어기업) / 2013년 - 뉴로로지카 (미국 이동형 CT장비기업), MOVL(미국 멀티스크린 플랫폼 개발) / 2014년:셀비(미국 비디오 앱 서비스 기업), 스마트싱스(미국 사물인터넷 플래폼 기업), 콰이어트사이드(미국 공조제품 유통기업), 프린터온(모바일 솔루션 기업))


바이오시밀러 같은 분야 역시 시장에서는 삼성같은 대기업이 나설 분야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전문가들인 이 신 수종 사업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앞두고 당장 성과가 나올 유행사업으로 구성된 것이 문제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프트웨어분야 육성은 삼성이 지속적으로 IT선도 기업으로 남기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현재 개발중인 운영체제 `타이젠`도 아직은 비판의 목소리가 많지만 웨어러블기기나 사물인터넷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다행이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려 지난해 SW인력은 4만명을 돌파했습니다. (2만506명 : 국내 2만97명/채외 2만409명)

2011년과 비교하면 45% 증가한 것입니다.

또 삼성은 `IBM`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중심으로 회사의 전략을 바꾼 것을 롤 모델로 삼고 B2B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도 지금의 위기의 삼성에 긍정적인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불필요한 조직 통폐합과 인력재배치를 끝냈고, 각종 비용도 줄이고 있습니다.

이미 신수종 사업 전략도 수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 연말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하는 대규모 임원인사도 있을 예정입니다.

이에따른 삼성전자의 바뀌는 전략을 관심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네, 삼성전자가 위기를 잘 극복하고 다시 반등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산업팀 지수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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