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가요가 웬 말? 다 된 ‘비정상회담’에 제작진 뿌리기

입력 2014-10-28 10:48  


‘비정상회담’이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인기 가속도를 달리고 있는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지난 방송분이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출연진 G11이 단연 화제의 중심에 떠오른 것은 물론, 교양과 예능을 적절히 오가는 질 높은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던 ‘비정상회담’으로서는 아쉬운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7일(월)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일본 비정상대표 테라다 타쿠야를 대신해 일일 비정상 대표로 다케다 히로미츠가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MC와 G10의 환호 속에서 다케다 히로미츠가 등장할 때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다.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 청년들의 아름다운 화합과 생산적 토론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에서 기미가요의 등장은 보는 이들을 뜨악하게 만들었다.

기미가요는 일본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기원하며 만든 일본 국군주의 상징의 노래로 욱일승천기와 더불어 일본 제국주의의 대표적 상징으로 꼽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國歌)로서 사용이 폐지됐으나, 이후 1999년 다시 일본의 국가로 법제화 됐다. ‘천황의 통치시대는 천년만년 이어지리라. 모래가 큰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 등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의 철권통치 아래 뼈아픈 역사를 지닌 한국인들에게 결코 달가울 리 없는 것들이었다.


논란이 가중되자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제작진의 실수”라고 공식 사과입장을 밝혔으나, 사전조사로 충분히 걸러질 수 있는 문제였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비난 화살을 쉬이 피할 수는 없을 듯싶다. 제작진의 무심함이 부른 참사인가, 역사의식 부재의 결과인가를 따지는 수많은 시청자들 가운데 ‘비정상회담’ 폐지에 대한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는 실정이다.

대세이자 트렌드로 떠오른 ‘비정상회담’에 제작진은 기미가요로 인해 지울 수 없는 큰 오점을 남겼다. 출연자 개인이 일으킨 물의가 아닌,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들의 실수라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더욱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비정상회담’이 가장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는 지금, 시청자들이 등을 돌린 가운데 제작진들이 어떤 타개책을 제시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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