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현장] 희생으로 피어난 꽃, 화류비련극 '홍도' 프레스콜

입력 2014-10-31 15:32  



연극 ‘홍도’의 프레스콜이 10월 29일 오후 2시 구리아트홀 코스모스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은 전막 시연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전막 시연은 1시간 40분가량 진행되었다. 질의응답에는 고선웅 연출, 김철리, 예지원, 홍의준이 참석해 연극 ‘홍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홍도’는 신파극 ‘돈에 울고 사랑에 속고’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1930년대 흥행 기록을 세우며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이후 신파극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지금까지 관심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원작에 ‘고선웅표 각색’이 더해져 새롭게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홍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홍도’는 오빠의 학업을 위해 스스로 기생의 길을 택한다. 이후 ‘광호’와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신분의 한계에 부딪힌다. 연극 ‘홍도’는 기구한 운명을 살아가는 ‘홍도’의 삶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이번 공연에서 ‘홍도’ 역은 예지원과 장소연이 맡는다. ‘홍도’의 하나뿐인 오빠 ‘철수’는 홍의준이 연기한다. 연출가인 김철리는 ‘월초’ 역으로 함께한다. ‘광호’ 역은 견민성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홍도’는 어떤 작품인가

고선웅 : ‘홍도’는 신파극을 기반으로 한다. 원작인 ‘돈에 울고 사랑에 속고’는 신파극 중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신파극에 현대적인 느낌을 넣어보고 싶었다. 1930년대의 정서를 가져오면서도 나름의 해석을 가미하려고 노력했다. 관객들이 재미있게 작품을 관람했으면 한다.

-무대가 미완성의 느낌이다. 흰색으로 무대를 통일한 이유가 있나

고선웅 : 리허설을 시작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는 여러 가지 장치가 무대에 있었다. 오늘 아침에 모두 빼버리자고 했다. 신파극은 많은 것들이 보이는 장르다. 이야기도 그렇고 감정도 많이 드러난다. 그러다 보면 관객들이 많은 감정을 소모하게 된다. 신파극의 틀은 갖추되 관객들이 편하게 극을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드라마적인 요소에 관객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배경음악이 거의 없다. 특별한 의도가 숨어있을 것 같다

고선웅 : 앞에 말했다시피 최대한 군더더기를 빼고 싶었다. 음악 배경 역시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슬픈 장면에서의 슬픈 음악은 감정을 드러내려는 의도다. 사실 정말 훌륭한 작곡가가 이번 작품을 위해 많은 곡을 작곡했다. 그분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 의도에 맞는 작품을 만들고자 음악을 과감히 뺐다. 어떤 분들은 어색하게 느끼실 수도 있다. 작품을 보다 보면 관객도 의도를 알아주지 않을까 한다.

-김철리 배우에게 묻겠다. 연출가로 많이 알려졌다. 배우로써 무대에 오르는 소감은?

김철리 : 나는 학교에서 연기와 연출 두 가지를 배웠다. 학교를 졸업하고 연극인이 되면 연기와 연출 모두 다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연극에서는 분야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연출가가 연기까지 겸업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나마 요즘에는 연출이 작품도 직접 각색하고 집필하면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연기와 연출의 경계는 아직 단단하다. 앞으로 연출의 끈도 놓지 않으면서 연기도 이어가고 싶다. 고선웅 연출이 배우로 출연하고 싶다는 나의 바람을 선뜻 받아들였다. 참 고마운 친구다.



-예지원에게 묻겠다. 어떻게 ‘홍도’에 출연하게 되었나

예지원 : 연출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다.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 그때는 작품이 ‘홍도’인지 관심도 없었다. 그저 연출님만 믿고 바로 ‘홍도’ 역을 맡았다. 연출님에 대한 믿음이 크다. 이전에 ‘부활’이란 작품에서 연출님과 함께 작업했다. 연출님이 연기 지도를 하면서 “대사에 사랑을 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사랑을 싣지 않으면 대사의 의미가 없어진다. 오랜 시간 연기를 해온 나에게도 낯선 말이었다. 처음에는 그 말이 쑥스럽게 느껴졌다. ‘홍도’까지 함께하면서 의미를 알 것 같다. 훌륭한 선배, 후배, 연출님과 함께 작품을 하는 시간이 귀하고 소중하다. 관객에게도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올해 많은 무대에 오르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예지원 : 연극을 20대 초반부터 시작했다. 연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했다. 아직 많은 분이 배우 예지원을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무대 위에서는 배울 점이 끝도 없이 많다. 다양한 작품으로 무대에 섰지만, 매번 무언가를 배우고 깨닫는다. 앞으로도 많은 분이 찾아주는 배우로 남고 싶다. 꾸준히 좋은 작업들을 함께하고 싶다.

연극 ‘홍도’는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구리아트홀에서 11월 6일부터 11월 16일까지는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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