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이등병 "선임들에 구타당해 쓰러져".. 당시 군 보고서와 정반대

입력 2014-11-12 06:43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난 구상훈 이등병의 사고 당시 보고서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2년 2월 육군 15사단에서 근무하던 구모 이병이 식물인간이 된지 31개월 만에 입을 열었다.


구 이병은 당시 헌병대에서 조사했던 상황과는 다르게 "선임병들에게 구타를 당해 쓰러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던 구 이등병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지 1년 7개월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2012년 2월 18일 쓰려졌을 때 구 이병은 뇌출혈 때문에 식물인간이 됐다고 군 헌병대는 `중요 사건보고서`에 적었다.


구 이병이 쓰러진 다음날 헌병대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구 이병은 18일 오전 7시 일어나 아침식사를 마치고 취사 지원을 나갔다가 생활관으로 복귀한 후 오후 1시께 오락실에서 동료 병사와 함께 게임을 했다고 기재돼 있다.


군은 해당 보고서에 구 이병이 쓰러진 이유를 `뇌동정맥 기형에 의한 뇌출혈`이라고 명시했다.


당시 구 씨의 가족은 뒤통수에서 발견된 상처 흔적을 군 헌병대에 제시하면서 구타 당한 의혹을 제기했지만 군은 단순한 욕창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구 이병은 말을 할 수 있게 되자 사고 당시 상황과 자신을 구타한 선임병들의 이름을 얘기하고 구타당한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이병의 증언에 따르면 취사 지원이 끝난 후 선임병 7명이 자신을 생활관에서 약 300m떨어진 창고 뒤쪽 으슥한 곳으로 불러내 다짜고짜 각목으로 뒷머리를 구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구 이병의 가족들은 현재 군이 구타사건을 은폐하고 사고로 처리했다고 반발하며 형사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육군 최용한 공보과장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구 이병의 의식이 돌아오면서 구 이병과 가족들이 구타 의혹을 제기하는 만큼 육군은 정부 관계기관, 민간 수사기관 등과 공조하고 또한 가족이 원하면 재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물인간 이등병 소식에 누리꾼들은 "식물인간 이등병,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식물인간 이등병, 저 이등병이 너무 불쌍하다", "식물인간 이등병, 내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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