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사실상 무산..소비자단체 반발

박병연 부장 (부국장)

입력 2014-11-21 11:08   수정 2014-11-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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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없던 일’일 돼 버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던 금융소비자보호기구는 당초 지난 7월 설립 예정이었지만 아직도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야간 입장차가 큰 것도 문제지만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가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연내 통과는 물론 이번 정권에서는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금융위가 이처럼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 바람이 불면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이 신설되더라도 자신들이 옮겨 갈 수 없게 됐는데 굳이 무리해서 법안을 통과시킬 필요가 있냐는 회의론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오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심사소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법률안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치 문제는 ‘논외’라는 입장입니다.

김영란법, 신용정보법 등 우선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산적해 있고, 수 개월간 논의가 중단된 상태에서 정무위 구성도 바뀐 만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의 소극적인 태도에 소비자단체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수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던 동양그룹 사태에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츌 사고 등 대형 금융사고 연이어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이해타산이나 하면서 법안처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에만 공을 들이고 소비자보호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금융딩국이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립을 접고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에 열을 올리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당국 스스로 관치금융의 망령에 사로잡힌 게 아닌지 자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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