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키스 女 혀깨문 男,정당방위 아니다 판결··반대였다면?

입력 2014-12-0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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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키스를 하는 여성에게 남성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혀를 깨물어 다치게 했다면

정당방위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대의 경우에도 사법부의 잣대가 과연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다.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김 모(23)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의 여자친구 및 그녀의 지인들 등과 함께 술을 마셨다.

김 씨는 새벽 4시께 만취해 쓰러져 있던 중 여자친구의 지인 A(여)씨가

자신에게 강제로 키스하려 하자 이를 회피하는 과정에서 A씨의 혀를 깨물은 것.

A씨는 혀 앞부분의 살점 2cm가량이 떨어져 나가는 큰 상처를 입었다.

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는 A씨가 만취한 자신에게 강제로 키스하면서

목을 조르는 등 추행했다며 남성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여성과 동등하게 보호돼야 하는 만큼

정당방위로 인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A씨의 몸을 밀쳐내는 등의 방법으로 제지할 수 있었을 텐데도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가해 혀를 깨물어 절단했다"며 "이런 행위는 사회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으므로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사고 후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혀가 붓고 발음도 잘 안 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며

"A씨가 입은 상처는 난치 상태로 중상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피고인보다 덩치가 더 크더라도 혀를 깨무는 방법 외에는 A씨의 행동을 저지하거나

회피할 만한 다른 수단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일행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당시 만취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하게 키스를 당하자 우발적으로 한 행동인 만큼 원심이 선고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은 무겁다고 판단된다"며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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