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한 병원에서 술에 취한 의사가 위생장갑도 끼지 않은 채 수술을 집도한 사실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일 인천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성형외과 전공의 1년차 A(33) 씨가 술에 취한 상태로 응급환자 B(3) 군을 진료하고 수술까지 집도했다.
사고 당시 B 군은 바닥에 쏟아진 물에 미끄러지면서 턱 부위가 찢어져 응급실을 찾았으며, 의사 A 씨는 B 군의 턱을 세 바늘 정도 꿰맸으나 제대로 봉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 군의 부모가 강하게 항의하자 병원 측은 뒤늦게 다른 의사를 불러 상처를 치료하고 상처 부위를 봉합했다. B군 부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음주감지기로 A씨의 음주 사실을 확인했지만, 음주 진료에 대한 음주 측정 강제 규정이 없어 혈중알코올농도까지 측정하진 않았다.
이날 B 군을 돌보던 의사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부모는 의사가 "비틀대며 다가와 소독도 안하고 위생 장갑도 끼지 않고 대강 3방을 꿰맸다"고 주장했다. 또 "바늘에 실도 제대로 꿰지 못할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의사가 술에 취한 채 진료에 나섰다 하더라도 의료법에 관련 처벌 근거가 없다"며 "진료에 큰 실수를 저지르는 등 부작용을 유발한다면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당일 당직이 아니어서 저녁 때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의사가 술을 마시고 수술에 나선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징계위원회 회의 결과 A 씨의 파면을 결정하고, 책임자 10여 명을 보직해임했다"고 전했다.
음주 수술한 의사 소식을 접한 누리꾼은 "음주 수술한 의사,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음주 수술한 의사, 이건 완전 의료사고다" "음주 수술한 의사, 의사자격을 영구 정지시켜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