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취재파일] 청약 1순위 1천만 시대 "서둘러야"

입력 2014-12-05 17:53  

<앵커> 내년 청약제도가 개편되면서 청약 1순위자 1천만 시대가 열립니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는데요.
반면 변별력이 없어지는 만큼 현재 1순위에 가점 등을 가진 실수요자라면 개편 전에 움직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김동욱 기자 스튜디오 나와있습니다.
우선 주택 청약제도 개편 내용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내년 3월이면 개편된 내용이 적용되는데요.

취재하면서 인터뷰했던 한 전문가 표현을 빌리자면 무장해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청약순위제도가 바뀝니다.

지금까지는 수도권에서 1순위가 되려면 청약통장을 2년이상 가입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1년이면 1순위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지방은 지금도 6개월이면 1순위가 되는데, 수도권도 규제가 풀린 겁니다.

또 청약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주택규모를 바꿀 수 있고 큰 주택으로 바꾸려면 3개월을 더 기다려야 했지만, 앞으로는 예치금 변경 즉시 자격이 반영됩니다.

국민주택의 청약자격도 기존 무주택세대주에서 무주택자로 개편되고, 현재 5~15점의 감점을 매기던 유주택자 감점제도도 사라지게 됩니다.

<앵커> 정부가 청약제도를 개편한 이유 중 하나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건데,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예전에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파격적으로 완화했던 적이 있습니다.

과거 당첨 경력을 자격제한에서 폐지하고, 청약자격을 세대주 뿐만 아니라 1인 1자격으로 풀었습니다.

자격조건이 완화되면서 가입한 사람들이 1순위가 되는 시점부터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700:1이 넘는 단지가 등장하는 등 경쟁률이 급격히 뛰었는데요.

2001년 분양한 문정동 삼성래미안은 평균 51.7대 1, 34평형은 1만577명이 몰려 70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삼성물산의 래미안 장전으로 평균 146대 1을 기록했고,

어제 대우건설이 부산 서구 서대신동에서 분양한 `대신 푸르지오`가 1순위에서 최고 360.7대 1을 기록하는 등 최근 청약광풍이 불고 있지만 그때만큼은 아닌거죠.

내년 청약제도 개편으로 1순위자가 740만명에서 290만명 늘어난 1,030만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김대중 정부 시절처럼 청약경쟁률이 크게 뛸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때 이미 많이 풀었던 만큼 그때와 같이 드라마틱한 급상승을 보이진 않겠지만,

전문가들은 청약자격 완화가 전체적인 주택시장 활성화에도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
"현재 청약 가입자수가 이미 1,400만명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 청약 통장 가입자가 구분없이 참가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그만큼 다양한 부류의 참가가 예상돼 전체적인 주택시장 활성화에도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그렇게 되면 현재 1순위자들은 내년 3월 이후면 청약이 더 어려워지는 면도 있을 것 같아요.
건설사들도 그래서 비수기임에도 연말 주요 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내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건설사들은 내년 부동산 시장이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다 청약제도 개편을 앞두고 실수요자들을 노린 물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11월 분양물량은 2008년 조사 이래 11월 물량으로는 최대를 기록했는데요.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일반분양 가구수는 총 68곳, 4만 1천954가구로 지난해 11월 3만 7천370가구에 비해 4천584가구 증가했습니다.

12월 역시 연간으로 살펴보면 2009년 2만7천여가구보다도 많은 약 2만 9천7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높은 청약가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점 혜택이 사라지기 전에 분양가와 입지가 좋은 곳 위주로 청약에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다만 지금 시장 상황이 과거와 같이 투자차익을 기대하고 접근하기에 한계가 있는 상황인 만큼 실수요자 입장에서 꼼꼼히 따져 접근해야 하며 묻지마 청약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3월 이후가 되면 1순위자가 많아져서 당첨확률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높은 청약가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개편안이 시행되서 변별력이 떨어지기 전에 분양가와 입지를 꼼꼼히 따져서 청약을 서두르는 것이 유리합니다."

<앵커> 우선 내집마련을 고려하고 있는 가점을 받는 1순위자들은 2월까지 서두르는 게 좋겠군요.
그럼 내년 3월 이후에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은 어떤 청약전략을 짜는게 좋을까요?

<기자> 그 이후 경쟁률은 높아지겠지만 그래도 역시 입지와 분양가를 잘 따져서 청약에 들어가는 편이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체 시장은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비인기지역은 청약제도를 완화하더라도 경쟁률이 집중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시장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거겠죠.

그렇게 본다면 역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강남과 신도시 등 입지 좋은 곳이 우선 고려 대상이 됩니다.

우선 위례 등 신도시의 경우는 9.1부동산대책으로 향후 신규 신도시 개발이 당분간 없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도심지역에서 나오는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 역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 비교적 단기간에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대상입니다.

또 향후 시장이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월세가 잘 나오는 중소형 아파트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
"인기지역은 기존의 경쟁률을 훨씬 뛰어넘는 경쟁률이 시현될 수 있다고 보고, 이 와중에 비인기지역은 청약제도 완화하더라도 사실 경쟁률이 집중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인터뷰>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신도시 아파트를 우선 검토해 보는게 좋을 것입니다.
9.1대책에서 발표된 것처럼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되면 향후 신도시 개발이 당분간 중단돼 희소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내년 청약제도 개편 관련한 내용 들어봤습니다.
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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