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마지막 금통위···내년 통화정책 가닥 잡히나?

입력 2014-12-10 11:30  



[굿모닝 투자의 아침]


지금 세계는
출연: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Q >올해 통화정책 변화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정중동 통화정책을 추진했다. 8월 이후 정책금리가 떨어진 것이 올해 통화정책의 가장 큰 변화다. 8월 이전에 한국의 정책금리 2.5%를 한 단계 내렸고, 12월에 다시 내렸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연속해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운 상태기 때문에 쉬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로 경우에 따라 신흥국의 문제가 있을 때는 여유를 미리 가져가는 게 좋다. 국제 시장에서도 우리의 내년 통화정책 방향이 어떻게 잡힐 지가 추가 금리인하보다 더 관심 가는 사항이다.


Q >금리인하 지연 부작용
금리를 적절한 시기에 내리지 못할 경우에는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으로 의도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8월과 12월 두 차례 금리를 내린 것은 뒤늦긴 했지만 과감한 조치였다. 통화정책의 시차는 최소한 9개월 이상을 거쳐야 하는데, 지금 나타나는 조짐을 볼 때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금리인하를 할 때 가장 느껴야 하는 것은 체감 경기, 심리적 측면이다. 현재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금리인하 타이밍이 늦었더라도 금리인하에 대한 체감 경기와 심리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엔저 쇼크 문제에서 원화절상 문제도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실물 경기에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한국 경제의 일본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는 뒤늦은 금리인하 문제에 대한 비판의 소지를 한국의 경제 모습에서 보여주는 대목이다.


Q >인플레 부담 금리동결
한국 은행의 물가를 조사해보면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도와줄 수 없다는 입장이 나오게 된다. 한국의 물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하는 시각은 없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웃도는 수준이 예상되더라도 물가는 24개월 연속 1%대로, 지표는 괜찮아도 물가는 떨어지는 디스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이 디스인플레이션이 디공포로 떨어지는 상태다. 이런 상태로 올해 통화정책을 되짚어보면 금리인하가 늦은 것은 우리 물가에 대한 원인 진단이 정확하지 못했다. 두 번째는 세계적으로 보면 국제 원자재 가격도 수급 상황, 뉴노멀 환경에서 원유시장, 금 가격의 수급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공급 쪽 요인을 들어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물가는 올라간다. 그래서 지금 금리를 내리지 못한다.


Q >금리인하 지연 비판시각
통화정책에서 통화공급이 되면 돈 가격에 해당하는 금리는 떨어진다. 금리가 떨어져도 소비, 투자에 대한 총수요에 반응을 해야 한다. 그래서 승수효과로 경제 효과가 회복되는 것이 통화정책의 전달 경로다. 돈 가격이 많이 내려가면 금리가 아무리 떨어져도 소비, 투자에 반응하지 않고 탄력성이 떨어져있는 상태다. 돈도 적절히 있어야 자원 배분 기능을 하는데 지금 세계적으로 보면 돈이 너무 풀렸다. 그래서 내년에 한국의 국채도 해외에서 자금을 빌릴 때 담보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한국의 은행들의 보신주의, 이기주의 문제다. 정책금리를 내려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려면 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져야 한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떨어지면 은행 입장에서는 본인의 수입금리가 떨어지기 때문에 정책당국에서 아무리 금리를 내려도 대출 금리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국민의 생활을 위해 보신주의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Q >금리인하 이외 경기부양 방안
정책금리에서 대출금리의 연계성이 떨어진다면 다른 통화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경기부양 차원에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 정책금리만 갖고 고집스럽게 진행하는 것보다는 다른 제3의 대안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정책금리가 어려운 국가는 선진국이다. 우리보다 정책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통화정책에서 초과지급금리 조절이 부활하고 미국은 OT를 통해 장단기 금리차를 조절했다. 그리고 재닛 옐런 의장은 문제가 터졌을 때 숨지 않고 바로 인터뷰를 한다. 이런 시장과의 소통으로 국민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다. 올해 한국은행도 노력했지만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모습은 정책금리를 내려놓고, 나머지 부분은 노력한 흔적이 안 보인다.


Q >금리인하 0.25% 포인트 고수 이유
8월 금리를 내리고 한번 쉬면서 금리효과를 보고 가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통화시차 때문에 올해 통화정책에서 쉴 필요는 없었다. 8월에 금리를 내리더라도 경제 주체에게 확실하게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의욕을 주려면 한꺼번에 내리는 것이 더 바람직했다. 그래서 올해 통화정책을 되짚어볼 때 1, 2차로 나눈 금리인하는 아쉬운 대목이다.


Q >통화정책 관련 주요현안
이제는 한국은행도 변신해야 한다. 지금 FRB도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경제성장, 고용창출에 대한 방향으로 중앙은행이 변신하고 있다. 한국은행 법에는 물가 안정이 전통적인 목표다. 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사실상 선진국들이 고용창출을 아무리 강조해도 한국 재정법에서는 물가 안정이다. 이러다 보니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로운 변신을 하지 않으면 현실적 목표를 설정하기 어렵다.

내년에도 엔저 대책으로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느냐와 환율 문제는 금리로 내릴 필요가 있느냐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신흥국도 시장개입 효과가 충분히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에 시장 개입은 분명히 필요하다. 한국은행의 독립성 문제도 논란이 됐었다. QE양적완화 종료 이후 외국 자본 이탈이 논란이 됐었다. 하지만 한국은 외화유동성이 많기 때문에 외국 자본 문제가 크지는 않았다. 내년도 미국의 금리인상 문제로 통화정책과 관련해 올해보다 더 많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인플레 타깃팅 하단 문제다. 인플레 타깃팅 목표선이 2.5~3.5%로 하단이 2.5%다. 통화정책이 신속하려면 인플레 하단선을 낮춰야 한다. 그래서 내년도 통화정책과 관련해서 인플레 하단선 문제가 중요하다.

Q >금리인하 이외 보조수단
통화정책은 정책금리 인하만 있는 건 아니다. 정책금리는 불확실한 경로의 효과에 의존해야 되기 때문에 정책금리가 통화정책의 모든 것은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이건 중요한 문제다. 또 한 가지는 한국처럼 금리 체계가 잘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의 보신주의가 떨어지지 않는 한 정책금리 인하만으로 경제, 증시를 부양하기는 어렵다. 보조적인 정책수단을 사용해야 되는데 내년도 정책 당국의 정책 추진 우위가 중요하다. 겸손한 통화정책과 국민의 경제 생활의 불편함을 개선한다는 통화정책 자세를 가지면 내년도에는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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