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술자리 잦은 중년남성,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주의해야

입력 2014-12-15 15:42  


평소 술을 즐겨 마시는 직장인 박모(47 군포시)씨는 얼마 전부터 사타구니 쪽이 아프고, 양반 다리 자세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간혹 허리에도 통증을 느껴 디스크 초기인 줄 알고 물리치료와 약물요법을 받았으나 전혀 호전이 없었다. 큰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였다.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 모임이 늘어나는 요즘 중년 남성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다. 골반에서 연결되는 대퇴골두(넓적다리 뼈의 머리 부분)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눌려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음으로써 대퇴골두의 뼈세포들이 괴사해 뼈가 함몰되고, 나중에는 물렁뼈까지 손상돼 관절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손가락뼈, 무릎뼈, 어깨뼈 등에도 생길 수 있다.

30~50대 남성에서 흔히 발생하며, 약 60%에서 양쪽에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음주, 부신피질 호르몬 투여, 고관절 부위의 외상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음주는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일주일에 400ml 정도의 소량이라도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을 쉽게 응고시키고 혈액순환 저하를 불러와 괴사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매일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시는 경우 지방간과 함께 대퇴골두 괴사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개 환자들은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고, 다리를 절게 되며, 양반 다리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간혹 허벅지, 무릎,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해 디스크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 엉뚱한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 증세가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며칠 지속되다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어서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에는 X레이 검사로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CT(전산화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촬영), 초음파 검사 등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법인 전지자석 치료나 수술적 방법인 감압술이 시행된다. 감압술은 뼈 압력을 떨어뜨려 신생골 생성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절반 정도에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괴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돼 뼈의 변형이 일어난 경우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은 손상된 대퇴골두를 완전히 제거하고 인공고관절을 삽입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적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절개 범위를 줄이고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 인공고관절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 사후 관리를 잘하면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수술 후 탈구를 조심해야 하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좌식 생활을 피하고 침대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또 다리를 꼬고 앉거나 무리한 스포츠도 피해야 한다.

군포병원 김성찬 병원장은 "병이 3기 이상이면서 괴사가 50% 이상 진행된 경우, 특히 관절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면서 "술을 과음하는 30~50대 중년 남성 가운데 사타구니 통증이 있고 양반다리가 힘들면 일단 이 병을 의심해 빨리 병원을 찾아 상담 및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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