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 경제가 위기에 직면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제팀 이준호 기자와 함께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데,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지난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부터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한 데다 국제유가도 폭락한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16일 모스크바 증시에서 달러와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연초와 비교해보면 루블화 가치는 달러 대비 59%, 유로 대비 55% 이상 폭락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여섯 번이나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말 그대로 `백약이 무효`한 상황입니다.
루블화 가치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러시아 경제는 사실상 패닉상태에 빠지게 됐습니다.
현재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율은 10%에 육박하고 있는 데,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더욱 치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브렌트유까지 5년여만에 60달러선이 무너지는 등 국제유가의 폭락세도 러시아 경제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외화 조달의 절반 이상을 석유와 가스를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데, 유가 급락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입니다.
특히 러시아가 급하게 갚아야 할 빚이 1천억달러가 넘지만 서방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돈을 조달할 길도 막힌 상태입니다.
때문에 러시아 정부가 지난 1998년에 이어 또 다시 국가부도를 선언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의 경제 위기 여파가 주요 신흥국 시장으로 번질 경우 우리나라도 그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는 이미 주요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터키의 통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 통화는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저유가 공포감이 커지면서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러시아의 위기가 다른 신흥국으로 빠르게 전이될 경우 우리나라 역시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인데요,
우선 러시아가 한국의 10대 수출 대상국이긴 하지만 수출은 2%, 수입은 2.2% 정도의 비중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외환보유고 역시 넉넉한 상황인 점도 한 몫 했습니다.
국내 금융기관의 러시아에 대한 위험노출액이 13억6천만달러, 우리 돈으로 1조4천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전제 대외여신 1천83억4천만달러에서 1.3% 정도에 불과하는 만큼 국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국가부도를 선언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러시아에서 모리토리엄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수출은 2.9% 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6%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취약한 신흥국에서 빠져나온 돈이 우리나라에 유입되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 수출경쟁력도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으면서 러시아 위기에 대한 공포감도 커지는 모습인 데, 정부의 대책은 어떤 것이 있나요?
<기자>
러시아 등 신흥국 경제가 불안에 빠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통 해외 악재가 불거지면 우리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겁니다.
지표를 통해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붙는 CDS 프리미엄의 추이인데요,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가 났을 경우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으로 프리미엄이 떨어지면 부도 위험도 낮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CDS 프리미엄은 66bp였는 데, 최근을 보면 지난 12일에 58bp, 15일에는 56bp, 16일은 55bp를 기록했습니다.
러시아의 위기감이 커졌지만 한국의 부도위험 지표는 오히려 낮아진 것인 데, 그만큼 외부 충격에 대한 맷집이 강해진 셈입니다.
하지만 해외 악재, 특히 국가 경제 위기는 언제, 또 어떻게 번질 지 모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한국은행은 오늘 러시아발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습니다.
한은은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따라 우리나라 외환·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면밀하게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또 시장 참가자 사이에서 과도한 불안 심리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할 방침입니다.
금융감독원도 러시아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로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금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내일 러시아 경제위기가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내부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특히 러시아발 금융불안 영향이 예상외로 커질 경우 범부처가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경제가 위기에 직면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제팀 이준호 기자와 함께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데,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지난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부터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한 데다 국제유가도 폭락한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16일 모스크바 증시에서 달러와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연초와 비교해보면 루블화 가치는 달러 대비 59%, 유로 대비 55% 이상 폭락했습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여섯 번이나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말 그대로 `백약이 무효`한 상황입니다.
루블화 가치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러시아 경제는 사실상 패닉상태에 빠지게 됐습니다.
현재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율은 10%에 육박하고 있는 데,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더욱 치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브렌트유까지 5년여만에 60달러선이 무너지는 등 국제유가의 폭락세도 러시아 경제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외화 조달의 절반 이상을 석유와 가스를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데, 유가 급락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입니다.
특히 러시아가 급하게 갚아야 할 빚이 1천억달러가 넘지만 서방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돈을 조달할 길도 막힌 상태입니다.
때문에 러시아 정부가 지난 1998년에 이어 또 다시 국가부도를 선언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의 경제 위기 여파가 주요 신흥국 시장으로 번질 경우 우리나라도 그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는 이미 주요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터키의 통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 통화는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저유가 공포감이 커지면서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러시아의 위기가 다른 신흥국으로 빠르게 전이될 경우 우리나라 역시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인데요,
우선 러시아가 한국의 10대 수출 대상국이긴 하지만 수출은 2%, 수입은 2.2% 정도의 비중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외환보유고 역시 넉넉한 상황인 점도 한 몫 했습니다.
국내 금융기관의 러시아에 대한 위험노출액이 13억6천만달러, 우리 돈으로 1조4천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전제 대외여신 1천83억4천만달러에서 1.3% 정도에 불과하는 만큼 국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국가부도를 선언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러시아에서 모리토리엄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수출은 2.9% 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6%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취약한 신흥국에서 빠져나온 돈이 우리나라에 유입되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 수출경쟁력도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으면서 러시아 위기에 대한 공포감도 커지는 모습인 데, 정부의 대책은 어떤 것이 있나요?
<기자>
러시아 등 신흥국 경제가 불안에 빠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통 해외 악재가 불거지면 우리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겁니다.
지표를 통해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붙는 CDS 프리미엄의 추이인데요,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가 났을 경우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으로 프리미엄이 떨어지면 부도 위험도 낮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CDS 프리미엄은 66bp였는 데, 최근을 보면 지난 12일에 58bp, 15일에는 56bp, 16일은 55bp를 기록했습니다.
러시아의 위기감이 커졌지만 한국의 부도위험 지표는 오히려 낮아진 것인 데, 그만큼 외부 충격에 대한 맷집이 강해진 셈입니다.
하지만 해외 악재, 특히 국가 경제 위기는 언제, 또 어떻게 번질 지 모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한국은행은 오늘 러시아발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습니다.
한은은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따라 우리나라 외환·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면밀하게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또 시장 참가자 사이에서 과도한 불안 심리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할 방침입니다.
금융감독원도 러시아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로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금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내일 러시아 경제위기가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내부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특히 러시아발 금융불안 영향이 예상외로 커질 경우 범부처가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