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LIFE]⑦ '바다의 카멜레온' 변신의 귀재 문어

입력 2014-12-19 17:46  



붉은 색에 둥글둥글한 머리, 그리고 한번 붙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다리까지… 주변에서 흔히 관찰되는 문어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과 달리 잘못 알려져 있는 부분이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문어의 머리라고 생각하는 다리 위의 둥근 부분인데, 이 부분은 사실 문어의 배다. 문어의 머리는 다리와 배 사이에 있다.

또한 문어는 통상적으로 빨간색, 노란색, 갈색 등의 색을 띈 색소세포를 가지고 있는데, 필요에 따라 필요한 색을 지닌 세포를 수축 혹은 이완해서 원하는 색으로 몸을 변화시킨다. 육상동물 중 변신의 귀재라 불리는 카멜레온과 비교하면 문어는 피부색깔을 비롯해 피부의 감촉이나 질감 또한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단순히 주변 환경과 동화되는 형태를 넘어서 행동 변화까지 이용해 포식자를 속인다.

문어는 독특하게 세 개의 심장을 가진 해양동물인데, 온몸으로 피를 전달하는 체심장과 낮은 혈압을 극복하기 위해 좌우로 각각의 아가미에 발달된 심장이 하나씩 달려 있다.

분류학상 연체동물문 두족강에 속하는 문어는 전 세계적으로 약 250여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에서는 식용으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김성현 아쿠아리스트는 "문어는 보이는 것과 달리 사람들에게 본모습이 잘 알려지지 않은 동물"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식재료로 많이 쓰이는 ‘세발낙지’도 문어라는 사실에 사람들은 종종 놀라곤 하는데, 그만큼 다양한 종들이 문어과로 분포해 번식 등에 있어 공통적인 특징을 가진다”고 말했다.

문어는 암수딴몸으로 교미를 통해 번식하는데, 수컷의 다리 중 하나가 교미 시 교접기의 역할을 해 정자를 암컷의 몸에 집어 넣는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 문어는 며칠에 걸려 무려 2만 개에서 10만 개의 알을 낳으며 젤리질의 포도송이 모양을 한 알 주머니를 바위 아래의 구석진 곳에 붙인다. 산란 후의 암컷 문어는 포식자로부터 알을 보호하기 위해 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강한 모성애를 보여 준다. 약 1개월에서 3개월 뒤 알에서 새끼 문어들이 깨어나기 시작하는데 그 사이 아무것도 먹지않은 암컷 문어는 새끼들이 태어나는 모습을 확인한 후에야 기력이 다해 죽고 만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는 대문어는 다리에 약 1,200개가 넘는 빨판을 가졌는데, 이 빨판을 이용해서 한 번 잡은 먹이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특히, 부드럽거나 거칠거나 매끈한 표면 어디에도 강한 흡착력을 발휘하는 문어의 빨판은 서로 붙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랜 시간 인류의 미스터리로 남아있었지만, 최근 그 비밀이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과학자들에 의하면 문어는 같은 다리끼리 서로 알아볼 수 있게 일종의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문어의 피부에서 인식표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이 나온다고 추정했는데, 실제로 잘린 문어 다리의 빨판을 문어에서 벗겨낸 피부 곁에 갖다대도 절대 붙지 않았다. 벗겨낸 피부에서 추출한 물질을 바른 접시도 잡지 않았지만, 문어 피부가 벗겨진 다리 토막은 붙잡았다.

김성현 아쿠아리스트는 "문어는 뇌로 신체 부위를 통제하는 육지동물과 달리 피부에서 분비되는 화학 물질을 통해 서로의 빨판끼리 부딪히거나 흡착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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