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원' 궁중 장신구, 그녀의 손에서 탄생했다

입력 2014-12-24 11:28   수정 2014-12-27 04:52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제작 영화사비단길)은 조선 시대 왕실의 의복과 궁중 재화를 관장하는 기관인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담아낸 조선 최초 궁중 의상극으로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마동석, 이유비, 신소율 등이 출연한다. 제작비가 100억원이 투입된 대형 사극으로 조선의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역대급의 의상, 장신구, 소품 제작비용과 함께 각 분야의 최고로 손꼽히는 명품 스태프들이 총동원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의상은 ‘신세계’, ‘후궁: 제왕의 첩’ 조상경 의상 디자이너, 미술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수상한 그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채경선 미술감독, 소품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후궁: 제왕의 첩’, ‘방자전’ 유청 소품 디자이너, 분장은 ‘살인의 추억’ ‘마더’ ‘후궁: 제왕의 첩’ 황현규 분장감독, 그리고 장신구는 ‘선덕여왕’, ‘동이’, ‘김수로’, ‘바람의 나라’, ‘계백’, ‘닥터 진’, ‘아랑 사또전’, ‘옥탑방 왕세자’, ‘해를 품은 달’, ‘마의’ 엠케이주얼리 김민휘 대표와 ‘장옥정, 사랑에 살다’, ‘조선총잡이’ ‘삼총사’, ‘야경꾼 일지’, ‘비밀의 문: 의궤살인사건’ 민휘아트주얼리 정재인 디자이너가 맡았다.

민휘아트주얼리의 정재인 디자이너는 희대의 악녀로만 그려졌던 장희빈을 조선시대의 한복 디자이너로 재조명한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화려한 사극 장신구를 선보이며 국내외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는데 그녀의 스크린 데뷔작 ‘상의원’ 역시 조선시대 한복 디자이너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그녀가 디자인한 아름답고 우아한 궁중 장신구들의 향연은 대형 스크린 속에서도 수려한 자태들을 뽐내며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출신의 정재인 디자이너는 ‘상의원’ 조선 패션리더 레드카펫 시사회에서 직접 디자인한 한복 드레스와 화려한 장신구를 착용하고 기자를 맞았다. “영화를 벌써 몇 번이나 봤는데도 볼 때마다 새롭게 보여요.”라며 말문을 연 그녀는 장면마다 직접 현장에서 겪었던 일들, 사진으로 받아봤던 장면들, 시놉시스 등이 오버랩 되어 보인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궁중 의상극인만큼 왕비(박신혜 분)가 착용한 떨잠, 첩지, 비녀, 머리 꽂이 등의 머리 장신구와 노리개, 가락지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슬픔을 갖고 있는 왕비의 기품을 표현하기 위해 진주와 자개를 소재로 디자인한 떨잠, 순금과 보석의 원석으로 독특하게 디자인한 노리개 술 등 전에 없던 특별한 디자인의 궁중 장신구들이 스크린을 수놓는다. 왕비의 품격 높은 장신구들 외에도 왕(유연석 분)의 상투관, 관자, 천재 디자이너로 이공진(고수 분) 동곳, 빗치개, 그리고 후궁 소의(이유비 분), 기생 월향(신소율 분)을 비롯한 영화 속의 수많은 캐릭터에게 걸맞는 장신구들 모두 민휘아트주얼리에서 디자인한 작품들이다.

디자인한 수많은 장신구들 중에서 정재인 디자이너는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도 손꼽히는 연회 장면의 장신구들을 베스트로 손꼽았다. 왕비의 아름다운 진연복과 어우러지면서도 왕비의 등장만으로도 우아한 위엄을 선보여야 하는 장면이었기에 첩지와 비녀, 머리꽂이 디자인에 특별하게 신경을 썼다고 했다.

“그 장면의 장신구들은 모두 4일 만에 새로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들이에요.”라고 말한 그녀는 “원래는 감독님께서 제비꽃 화관으로 박신혜씨의 머리를 장식하자고 하셨는데 의상 감독님과 분장 감독님께서 화관이 아닌 장신구로 힘을 줘야 하는 장면이라고 설득하셨어요. 급하게 설정이 바뀌기는 했지만 중요한 장면이니만큼 기존 작품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며칠 밤을 꼬박 새서 새롭게 완성했는데 현장에서 모두들 예쁘다고 해주셔서 행복했어요. 그리고 감독님께서 ‘장신구가 정말 예뻐서 클로즈업을 계속 잡게 돼요.’라며 늦은 시간까지 여러 각도로 장신구 촬영에 신경 써주셨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상의원’을 촬영하는 내내 영화 관계자 분들께 따뜻한 배려들을 느껴 행복했다는 그녀는 조연출이 현장에서 ‘장신구 하나 당 오백만원짜리 설’이 있는 것을 아냐며 장신구가 도대체 얼마짜리기에 장면마다 모든 사람들이 장신구를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이냐고 물어온 말에서 다시 한 번 많은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영화 마지막에 민휘아트주얼리의 이름이 크게 스크린에 올라갈 때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한 그녀는 “저는 그 장면이 가장 좋아서 시사회마다 끝까지 남아서 다 챙겨 봤어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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