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피일 미뤄지며 KB금융과 신임 수장의 속을 태우던 LIG손해보험이 결국 KB금융의 품에 안기게 됐습니다.
당국이 KB의 LIG손보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 KB금융은 비은행부문 강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자산 부문에서 수위자리를 탈환하며 이제 수익성과 시장지배력 등에서도 리딩금융 탈환 모색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24일 금융위원회는 제23차 정례회의를 열고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를 승인하면서 KB금융이 지난 18일 금감원에 제출한 지배구조·내부통제 개선 계획을 내년 3월까지 충실히 이행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KB금융의 자산은 400조원으로, 총자산이 23조원에 육박하는 LIG손보 인수를 통해 총자산이 423조원으로 증가하게 됨에 따라 총자산에서 400조원 초반인 신한금융을 제치며 자산부문에서는 리딩금융사의 자리에 복귀하게 됐습니다.
KB금융은 이번 손보사 인수와 관련해 비은행 부문 강화 등을 모색하는 등 국민은행에 편중돼 있는 그룹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동안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했지만 LIG손보가 최종 합류할 경우 비은행 계열사 순익 비중이 30% 수준에 육박하게 됩니다.
또한 KB는 LIG손보의 계열사 편입으로 KB금융의 플랫폼 활용과 우위에 있는 브랜드 가치를 통한 다양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했습니다.
LIG손보, KB캐피탈 간에 자동차 복합상품 개발 등을 통해 자동차금융 상품을 완비할 수 있게 되는 한편 KB생명과 LIG손해보험간 교차판매 등 채널 다양화 등을 손보사 인수에 따른 시너지로 꼽았습니다.
KB금융은 향후 LIG손보의 미국 지점도 보유하게 됨에 따라 미국 연준으로부터 미국 금융지주사 자격 취득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FHC 자격 취득 후 LIG손보 임시 주총을 통해 사명변경, 신규 이사회 구성이 이뤄지며 거래대금 지급, 주식양수도를 거쳐 인수를 최종 마무리 한다는 방침입니다.
KB금융은 남은 절차 등을 조속히 마무리해 LIG손보의 자회사 편입을 처리한 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12번째 자회사인 가칭 KB손해보험을 출범한다는 구상입니다.
그동안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당국이 문제삼았던 지배구조 문제와 사외이사 거취 문제, LIG손보 승인 지연 등이 순차적으로 해소됨에 따라 연내에 남아 있는 현안은 자연스레 조직쇄신을 위한 인사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윤종규式 경영을 위한 인사는 11월말 기준 영업·실적 평가, 12월에 발생한 주요 항목, 계수 평가 등을 종합해 12월 30일이나 31일, 이후 1월 후속인사 단행을 통해 조식쇄신과 리딩금융 탈환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인사의 경우 시기 보다는 국민과 주택은행 출신 등 채널 배분이 아닌 성과에 따른 인사에 대한 후폭풍은 없을 지, KB사태와 연관된 임원들과 계열사 사장 등에 대한 조치가 어떻게 이뤄질 것이냐, 여기에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한 사장단, 임원 후속인사의 수위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B금융과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국이 KB 사태에 연관이 있는 임원들에 대한 퇴진을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해 윤종규 회장이 어떤 형태로든 관련 조치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인수한 LIG손보의 경영진에 대한 재신임 여부,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조직개편 역시 이번 인사에서 핵심 사안 중 하나가 될 전망입니다.
LIG손보 인수 승인 건이 예정보다 3~4개월여 지연되기는 했지만 KB금융과 LIG손보는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부터 줄곧 계열사 편입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운영해 왔으며 주요 작업을 거의 갈무리한 상태입니다.
KB 고위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께서 이미 인사 청탁에 대한 불이익을 공식화한 바 있고 채널 구분없이 오로지 실적과 성과, 상벌요인, 리딩뱅크 복귀 등을 위한 큰 그림과 세부 그림을 함께 구상하고 수행할 진용을 짜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KB가 안고 있던 각종 현안이 연내에 어느 정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내년부터는 윤종규 회장의 최우선 과제인 신뢰회복과 리딩뱅크 복귀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특히 윤종규 회장이 취임때 강조한 비은행부문 강화의 경우 LIG손보 인수를 시발점으로 새로운 사업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는 데다 비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B 자체의 지점망과 인력을 십분 활용해 영업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효율성 확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권을 전망했습니다..
윤종규 회장이 취임 간담회를 통해 밝힌 `고객의 자산을 늘려줄 수 있는 WM부문, CIB 강화` 등도 내년 초까지 해당 조직 개편과 인력 배치 등을 통해 2년내 리딩뱅크 복귀의 근간으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보험사업 진출을 통해 각 계열사간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WM부문·CIB 강화 등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정체된 수익구조 개선, 구조조정의 최소화를 통한 생산성과 효율성 증대를 추진한다는 취지입니다.
KB금융은 이번에 손보사 인수를 근간으로 그동안 KB의 강점이던 소매금융과 더불어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맞게 고객들의 자산 증식 등에 특화된 WM부문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강화 등을 위한 체질변화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소매금융과 CIB, WM 부문 등이 각자의 강점과 함께 서로 어우러질 경우 관련 분야에서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신한금융(은행)이나 하나금융(은행) 등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 것으로 이들 금융사들과의 승부를 통해 자산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닌 시장 지배력, 수익성 등도 앞서는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의 복귀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LIG손보 인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강화, 자산 1위 탈환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연이은 금융사고와 수뇌부의 동반 중징계, 신뢰 추락 등 조직원들의 상처가 너무 컸는 데 자긍심 회복의 기초가 다져진 듯 하다”며 “구성원들도 윤종규 회장식 경영과 KB의 도약과 변화에 기대를 하고 있을 정도”라며 최근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각종 금융사고와 징계로 점철됐던 2014년 막바지를 각종 현안의 순차적인 해결로 마무리 중인 KB금융이 LIG손보 인수 등을 시발점으로 금융권 판도 변화에 불을 지핀 가운데 2015년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과 수익성 강화 등을 통해 리딩금융사로 도약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