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청용 뺀 '플랜B'… 슈틸리케호 한국, 사우디 격파

입력 2015-01-05 03:03   수정 2015-01-05 03:19

▲ 이정협(오른쪽)이 한국 사우디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아시안컵 개막을 일주일 남겨놓고 펼친 한국 사우디 평가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주문이 잘 먹혀들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성용-이청용`이라는 간판 미드필더들을 빼고도 끈질긴 상대 팀을 무너뜨렸다는 것이 고무적인 일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4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퍼텍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축구국가대표 평가전에서 후반전에만 두 골을 몰아넣으며 2-0 완승을 거뒀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에서 뛰고 있는 기성용과 잉글리시 리그 챔피언십(2부리그) 볼턴 원더러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청용이 호주에 도착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최근까지 리그 일정이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이 마지막 평가전에서 두 선수를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슈틸리케 감독이 선택한 것은 플랜 B였다. 기성용의 수비형 미드필더 파트너 실험도 겸한 기회였기에 이 부분은 더욱 흥미로웠다. 거기에 `박주호-한국영`이 나섰다. 한 두 차례 실수가 눈에 띄기도 했지만 한국영은 싸움닭 역할을 비교적 잘 해 주었고 박주호는 특유의 재치있는 경기 운영 능력을 맘껏 뽐냈다. 특히 박주호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김진수 대신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내려가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이청용이 빠진 자리에는 조영철이 뛰었다. 그러나 반대쪽의 손흥민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민망했다. 한국 사우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한교원이 들어오면서 조영철은 벤치로 물러난 이근호의 원톱 자리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 변화는 시큰둥했다.

그래서 슈틸리케 감독은 73분에 조영철 대신 이정협을 들여보냈다. 이동국과 김신욱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과감하게 선택한 이정협(상주 상무)이 한국 사우디 후반전 추가시간에 큰 일을 저지르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정협은 후반전 추가 시간에 남태희가 왼쪽 측면을 휘저으며 만들어준 크로스를 김창수가 재치있게 밀어줄 때 좋은 위치에서 오른발 돌려차기 쐐기골을 터뜨린 것이다. 67분에 넣은 선취골이 사우디 아라비아 수비수 오사마 하우사위의 자책골로 기록돼 찜찜하게 평가전을 끝낼 것 같았던 시간이었기에 그 기쁨은 더욱 컸다. 남태희-김창수-이정협으로 이어진 연결 과정도 아름다웠다.

이정협의 깜짝 데뷔골을 보면서 한국 사우디 경기를 생중계한 KBS 이재후 아나운서는 신데렐라에 비유하며 `군대렐라`라는 즉석 별명을 지어주며 그의 존재 가치를 빛나게 해주기도 했다.

오는 9일 개막하는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한국 사우디 평가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자면 슈틸리케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커진 점을 말할 수 있다.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번갈아 뛴 구자철과 남태희부터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예상된다. 구자철은 전반전에 크로스바를 때리는 손흥민의 왼발 발리슛을 만들어주면서 여유와 넓은 시야를 입증했고 남태희는 후반전 추가 시간에 과감한 돌파실력을 자랑하면서 이정협의 쐐기골을 만들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골키퍼 자리도 김진현과 김승규의 실력 다툼으로 더욱 치열해졌다. 전반전에 뛴 김진현이 수비수 장현수의 몸에 맞는 왼발 걷어내기 실수를 저질렀지만 28분에는 나와프 알 아비드의 오버헤드킥을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쳐내는 활약을 펼쳤다.

한국 사우디 후반전에 장갑을 끼고 뛴 김승규는 알 샴라니의 기습적인 오른발 슛이 오른쪽 톱 코너로 날아들 때 날아올라 멋지게 쳐내는 활약을 펼쳤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측면 크로스 상황에서도 과감한 쳐내기 동작으로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줬다.

※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4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퍼텍 스타디움)

★ 한국 2-0 사우디 아라비아 [득점 : 오사마 하우사위(67분,자책골), 이정협(90+1분,도움-김창수)]

◎ 한국 선수들

FW : 이근호(46분↔한교원)

AMF : 손흥민(90+2분↔김민우), 구자철(46분↔남태희), 조영철(73분↔이정협)

DMF : 박주호, 한국영

DF : 김진수(46분↔이명주), 김주영, 장현수, 김창수

GK : 김진현(46분↔김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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