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종교 이야기 14…탐욕과 탐심

입력 2015-01-19 09:30  

단테의 <신곡>에는 인간의 7가지 죄악에 대해 <교만> <탐식> <질투> <탐욕> <색정> <분노> <나태>로 묘사된다.


또한 <누가 복음 7장 20절~23절>을 참조하면...“또 이르시되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둑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질투와 비방과 교만과 우매함이니 이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여기에도 탐욕이 나온다.



오늘은 탐욕과 탐심에 대해 정의해보자.



탐욕은...성경에도 나와 있듯이 용서받지 못할 악에 속한다.



탐심도 죄악은 죄악인데...약간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볼까?


일반적으로 피카소를 천재 화가라고 칭송하고 있다.


그가 그린 그림이 수준이 높다는 것인데...나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물론 내가 그림에 소질이 전혀 없어서 고품격의 그림을 이해 못한다는 것에 대해 반론을 펼치고 싶지는 않다만...그보다는 그의 그림에 대한 감동이 없는 것은 어쩌면 그의 천재성 뒤에 숨어 있는 탐욕스러운 정신세계 때문일지도 모른다.



탐욕스러움은 아무리 천재라고 할지라도 용서받을 수가 없다. 또한 그 탐욕의 대가는 어떤 경로로든 돌아오게 되어있다.


피카소는 생전에 그 능력을 인정받은 몇 안 되는 부자 화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들은 알콜 중독으로 죽고 그의 아내도 권총으로 자살했는데...이는 분명 그의 탐욕에 대한 결과물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인과응보...모은 결과에는 원인이 존재하는 것이니까...



그는 무척 방탕한 생활을 많이 했는데...자신이 즐긴 여자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을 선물하기도 했지만...사인을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그와 잠시 잘못된 사랑에 빠졌던 여인이...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서 선물로 받은 그림을 팔려고 할 때...피카소가 그린 그림이라면 아주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카소는 자신이 선물한 그림조차도 자신이 그린 그림이라고 인정해주지 않았을 정도였다면...탐욕적인 사람이 심술도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예술이 뭔지 잘 모르는 금융인이지만...적어도 예술은 인간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피카소의 단면만 보아서일지 모르지만...피카소는 싫다.



그의 지나친 탐욕이 그를 부유하게 만들었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정신을 파괴한 족쇄였을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뭔가를 탐하는 마음...즉 탐심마저 없다면 부자는 될 수 없다.



도무지 뭔가 강하게 원하는 욕망도 없다면 부를 이룰 수가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욕심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러운 탐욕과 건전한 탐심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배려가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다.


위에 거론했던 것처럼 오로지 자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탐욕은 설령 남에게 특별한 피해를 주지 않았을지라도 더러운 탐욕에 속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재벌 들 중에서도 가정사가 유난히 고달픈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은 더러운 탐욕을 가졌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댓가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에 대한 연대감을 가졌다면...그것은 건전한 탐욕에 속할 것이다.



<탐욕의 시대>라는 책을 쓴 <장 지글러>는 그의 저서에서 지구 도처에 만연해 있는 굶주림을 해결하는데 들어가는 돈은 고작 190억 달러에 불과한데...기득권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군비는 1년에 7800억 달러가 들어간다고 한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돈을 쓰면서도 정작 주위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탐욕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유하게 살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중학생 딸래미가 임신을 하거나 아들이 대마초를 피거나...뭐 그런 일로 댓가를 받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사람들과의 연대감을 갖고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에 기여한다면...그것은 건전한 탐심이 될 것이다.


하지만 탐심의 정의를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좀 더 어려운 단계를 거쳐야 한다.



탐욕은 무조건 죄악이지만 탐심은 종교적으로 죄악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말로 설명하기가 좀 어렵지만...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네가 장차 사랑하는 여인이 생겼다고 하자. 이게 나쁜가?


그 여인을 사랑만 하면 되는데...함께 질투와 시기도 생긴다면?


네가 그 여인을 사랑하게 되면서 이런 마음이 함께 생기게 되는 것인데...이게 바로 나쁜 탐심이다. 여인을 사랑하는 것이 죄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와 함께 생기는 마음의 이중성을 탐심이라고 하고...기독교에서는 탐심도 중요한 죄악으로 보고 있다.


조금 어려운가?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네가 누구를 돕는다면 그것은 너의 마음에서 나온 것이기에 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연대감이 마음속에서 우러나야만 하는데...약자를 돕겠다고 하면서 누군가가 너의 선한 모습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면...그것은 탐심이다. 즉 선행이라고 할지라도...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도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해야만 하는 것이지 동네방네 다 알리는 선행은 탐심일 뿐이다.



앞서 거론했듯이 탐심도 중요한 죄악이다. 결국 종교적으로는 남을 돕더라도 자칫 죄악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교회를 나가는 목적이 오로지 자신이 천당에 가기 위함이라면...혹은 궁극적인 목적이 자신이 구원을 받기 위함이라면...이것 또한 용서받지 못할 탐심이다.


모든 선행은...마음에서 우러나는 연대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아무런 조건도 없어야하고 바라는 것도 없어야한다.


남편을 사랑함에 댓가가 있어서는 안 되고 아내를 존중함에 역시 바램이 있어서는 안 된다.


건재야...


네가 장차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네가 먼저 조건 없이 사랑 쏟아 부어야한다.


사람의 마음은 <조건>이라는 꼬리표를 분명히 구분할 줄 알게 되어 있다.


네가 뭔가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 그녀를 사랑한다면 너는 그녀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너의 조건 없는 사랑은 그녀를 감동시키게 되어있다.



탐심의 정의....잘 모르겠다면...그냥 넘어가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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