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vs 이성태, 과거 환율·금리정책 놓고 충돌

김택균 부장

입력 2015-01-05 22:49   수정 2015-01-0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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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전 한은 총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환율과 금리정책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습니다.
강만수 전 장관은 5일 출간한 <현장에서 본 경제위기 대응실록>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위기대응 과정에서 한은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강 전 장관은 “2008년 당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50원을 넘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이 전 총재가 한 포럼에 나가 적정환율을 970~980원이라고 발언해 하루에만 환율을 20.9원 떨어뜨렸다”며 "한은은 외환시장의 차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900원을 넘어가도록 손대지 말라고 했지만 한은은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 890원이 적정하다고 주장하며 환율 상승을 억제했다"며 "경상수지 적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급격한 환율 변동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한은에 대해 어이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강 전 장관은 또 “2008년 10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대폭(0.75%포인트) 인하할 때도 ‘1%포인트 인하가 좋겠다. 내 판단대로 하는 게 좋을 거다’라고 이 전 총재에게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성태 전 총재는 “당시 한은의 적극적인 금리 대응을 논의하는 대통령 주재 긴급 청와대 회의는 있었지만 강 전 장관이 개인적으로 특정 수치를 언급하며 내게 금리 인하를 요구한 적은 없었다”며 “마치 혼자서 모든 걸 한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정부가 외환정책을 이끄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당시 강 전 장관은 한은의 동참을 얻어내기 위한 설득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본인 주장만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전 총재는 "한은 입장에서 환율 관리는 화폐발행액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근본적인 문제"라며 "강만수 전 장관은 한은 독립성의 알파이자 오메가를 마음대로 동원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환율 관리를 위한 외국환평형기금이 부족하다면 국회에 발행한도 증액을 요청하면 되는데 당시 기재부는 외평채 한도를 다 쓰지도 않은 상태에서 한은이 가진 수단을 손쉽게 이용하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은이 현실과 맞지 않는 실질실효환율을 고집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한은의 협조와 동참이 필요하다면 강요 말고 설득을 하면 되는데 논리가 부족했다"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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