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서브컬처 결산 ⑦](2) 위기의 환상문학…"퀄리티냐 양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한국경제TV 와우스타 웹컬처·서브컬처팀은 2014년 한 해 국내 서브컬처 문화 및 산업 전반을 짚어보고, 미래의 산업 추세를 살펴보기 위한 연속특집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2014년도 환상문학계를 짚어봅니다.]

만화·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라이트노벨이 국내에서 다양한 브랜드로 확장되고 있는 반면에, 국내 기반의 환상문학은 위기를 맞고 있다.

스토리텔링 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국내 환상문학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판타지 : 새로운 책은 펑펑, 독자들은 "글쎄"

그러나 이러한 위기가 새로운 환상소설 출판물들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간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신착 도서물 목록을 찾아보면, 12월 3주차만 해도 <사냥학 개론> 21권, <낙성검웅> 4권, <영웅2300> 4권, <무황전생> 9권, <경영의 대가> 19권, <현대 연금술사> 6권, <나는 마초다> 5권, <생활마법의 대마도사> 4권 등 수십 여권의 다양한 제목의 책들이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됐다.

하지만 이러한 책들의 내용은 대부분 천편일률적이다. 이세계를 왔다갔다 하며 기존에는 없던 물질을 우리 세계에 가져와 판매해 많은 돈을 벌던가, 새로운 온라인 게임에 접속한 사람이 기연을 만나 최고의 유저가 된다던지 등의 내용이 여러 책에서 계속 반복되다보니 일반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식상해진 내용을 보는 것을 꺼리게 되는 것.

출판사나 작가들이 기존 플롯을 재탕한 내용을 출간하기보다는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SF/TRPG : 좋은 책은 나오는데, 독자들은 "안사요"

반면 과학소설 출판계에서는 작가들이 속속 등장하며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엮어 내고 있는데, 이에 반해 독자들의 구매율이 떨어져 업계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작년 과학소설계에서 회자된 dcdc의 책 `대통령 항문에 사보타지`나 손지상 작가의 `데스메치로 속죄하라 - 국회의사당 살인사건`(이하 온우주), SF 엔솔로지 소설 `신기한 과학도구`(에필로그) 등의 책은 과학소설의 스토리텔링을 확장하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출시된 출간물에 비해 구매율이 떨어지면서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것.

또한 판타지-SF 계열 취미인 TRPG(테이블토크 롤 플레잉 게임)도 2013년도에 도서출판 초여명과 구르는사람들의 마이크로펀딩이 수천여 원을 벌어들이는 등 TRPG 활동이 대폭 나타났으나, 2014년 한 해동안은 다시 조용해져 TRPG 활동이 다시 침체되는 듯한 모습도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재 특정 연령층에 제한되어 있는 환상문학 선호층을 확장시킬 수 있는 업계의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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