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 아토피혁명(23)] 아토피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입력 2015-01-13 15:15  



아토피피부염은 습진이나 피부가려움증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했던 여러 가지 불편함을 준다. 그 중 하나가 주변의 시선이다. 피부의 아토피증상이 겉으로 드러나기에 주변의 시선이 의식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유아아토피나 소아아토피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은 더욱 한숨을 짓는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귀여울 때가 3~5세라는데, 가장 귀엽고 예쁠 시기를 아토피로 인해 힘들게 보내는 것이다.



가려워 잠을 설치며 밤새 우는가 하면 심하게 긁어 피부가 성한 날이 없다. 상처투성이가 된 아이의 피부를 보는 부모의 가슴은 찢어질 수 밖에 없다.



아토피증상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혹여 외출을 하거나 모임에 갈 때면, 할아버지나 할머니께 가는 날에는 더더욱 부모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이 많다. 주변에서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가 돼 돌아온다. 때로는 염려해서 해주는 이야기들이 오히려 부모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의 아이 역시 어릴 적 아토피피부염을 앓았다. 아빠가 아토피를 치료하는 사람인데 아이에게 아토피가 생겼으니, 처음에는 체면이 안 서는 것 같아 짜증이 나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아토피치료를 시작하면서는 아내와 많이 부딪혔다. 치료와 생활 관리 때문에 아내에게 언성을 높인 적도 많았다. 주변 사람들이 걱정스런 마음에 한 마디씩 해주는 말들이 오히려 필자에게, 가족들에게 상처가 되기도 했다.



초기에 아토피치료를 시작하고 생활 속에서 아토피관리를 잘해준 덕분이었는지, 다행히도 아이의 아토피는 6~7개월만에 완전히 회복됐다. 하지만 아토피완치 후에도 1년 정도는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지금이야 편하게 외출하고 먹고 마시지만, 당시에는 모든 것이 전쟁이며 제약이고 걱정거리였다.



하지만 아이를 치료하면서 아토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유소아아토피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아토피한의원의 치료방향을 확실하게 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특히 아내나 장모님, 필자의 부모님을 지켜보았기에 자녀의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부모님들의 심정이 가슴에 더욱 와 닿았다.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거나 불안해하시는 부모님들을 뵈면, 필자의 경험을 때때로 이야기 해드린다. 아이가 다르고 체질이 다르니 아토피치료법 역시 다르지만 아픈 아이를 보는 부모의 마음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토피전문 진료나 강의를 하며 직접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안타까웠던 것이 “우리 애는 내 삶의 족쇄 같아요”다. 혹자는 지나친 표현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의 아이를 그렇게 표현하는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는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아토피관련 인터뷰를 하던 중, PD와 작가 분의 요청으로 아토피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질환이다. 피부의 증상으로 드러나기 전 미리 아토피원인을 알고 아토피예방을 하면 좋겠지만, 이미 아토피증상이 드러난 경우라면 아토피치료병원을 통한 긴 시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한다면 아토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늘은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위해 한 마디를 더하며 글을 마친다. “힘내십시오. 아토피피부염은 분명 치료될 수 있습니다”



한편 아토피치료에 대해 조언한 한의사 서산은 아토피치료한의원 프리허그 서초점 수석원장이다. SBS스페셜, KBS생생정보통, CBN 의학다큐멘터리 등에 출연해 아토피, 건선, 한포진, 두드러기, 지루성피부염 등 자가면역피부질환에 대한 이해를 도왔으며, 저서로는 ‘아토피혁명-실용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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