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돈, 정치·경제 이야기 23…위대한 정치인과 제물

입력 2015-02-05 09:30  

죽음의 상인이라고 하는 자하로프는 맥심이라고하는 기관단총을 팔아먹기 위해서 1차 대전을 일으켰다는 말이 있다.


조금은 비약적인 말로 들릴지 모르지만 세계사에서 돈, 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켰던 예는 무수히 많다.



모두 인정할 수는 없겠지만...직관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역사를 하나 말해보자.



2차 대전이 시작되었을 때 미국 여론의 80%는 전쟁에 참전하지 않는 쪽에 있었다.


또한...참전할 이유도 없었지...특히 독일과는 서로 투자를 하고 있었던 사이였는데 독일에 대항해서 미국이 군을 일으킨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독일에서도 미국이 참전할 것이라는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일부가 제기하는 음모론적인 시각으로 본다면...자본가에게 전쟁은 막대한 돈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데...이 기회를 미국의 자본가들이 놓칠 이유가 없었고...그들은 교묘히 전쟁에 참여를 준비했다고 주장한다.


소위 <오렌지 플랜>이라는 것이었는데...일본인들에게 갑자기 석유 공급을 중단함으로서... 일본을 궁지로 몰아 어쩔 수 없이 진주만을 습격하게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지...


현대사를 음모론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이 2차 대전 참여에 결정적 동기가 되었던 <진주만 사건>은 앞뒤가 명확치 않은 부분이 많은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지금도 하와이의 진주만에 가보면 동그란 모양의 최첨단 레이더가 있는데...당시에도 가장 성능이 좋은 탐지 장치가 하와이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미국은 일본의 암호에 대한 해독 능력이 있었고 막강한 레이더 기지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진주만을 공격당하고 많은 전사자가 나올 때까지 미국이 몰랐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을까?



물론 하와이의 전쟁기념관에 가보면...당시 미국의 진보된 레이더망을 피하기 위해 일본군들은 상당히 멀리 돌아왔다고는 하지만...그렇게 얼버무리기에는 너무도 의문이 많다.


첫째...당시...공격당한 날은 일요일이었고 수많은 장병들이 배 위에서 휴가를 즐기다가 참변을 당했었다.


이건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만약 미군이 일본의 습격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장병들을 내보내지 않고 배위에 주둔하게 했다면...스스로 엄청 긴장하고 있었을텐데 어떻게 일본 전투기들이 배를 폭격할 때까지 몰랐을까?


반대로, 미국이 일본의 습격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면...장병들을 굳이 휴일임에도 배 위에서 주둔하게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당시 미국은 일본을 압박 중이었고 일본에서 미국과 협상을 벌이던 <고노에> 내각이 실각하고 대미 초강경파 <도조 히데키>가 총리직에 오르게 되면서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이었다면 의문은 더욱 커진다.


게다가 만약...정말 미국이 일본의 공격 가능성을 몰랐다고 하더라도...당시 미국의 우방이었던 영국과 네덜란드 호주와 심지어는 소련까지도 미국에게 진주만 공격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했지만 미국은 왜 그들의 조언마저도 끝까지 묵살했을까...


둘째...일본이 폭격을 할 당시 일본은 고작 29대의 비행기를 잃었을 뿐이고 미국의 전함은 12척이 완파 혹은 반파되는 등 마치 일본의 승리처럼 보였다.


하지만 당시에 전함끼리의 포격방식은 이미 구식이었고 <항공모함>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잣대였는데...진주만 폭격 당시 미국의 항모는 단 한척도 훼손되지 않았었다.


모두 기동훈련 중이었기 때문이었다는데...정말 미국이 운이 좋아서였을까?


당시 진열되듯 정박 중이던 파괴된 전함들은 구식이라서 실전에서 쓸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는데...일본은...전쟁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일에...과연 항모가 기동훈련을 나갔다는 사실을 어떻게 모르고 있었을까?


또한 쓸 수도 없는 전함에 미국의 젊은 군인들이 배치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셋째...미국은 진주만 이후 즉각 항모가 1달에 1척이 생산되어 항모만 100척을 넘겨버렸고 전투기만 20만대를 생산했으며 전함은 7만여 척을 뽑아냈는데...과연 이런 엄청난 물량을 뽑아내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가능했을까 하는 부분이다.


누군가는 전쟁이 날 것임을 미리 알고 준비를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아무튼...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인해 미국의 젊은 장병들을 포함한 2400명의 죽음은 미국의 언론과 의회를 강타했고... 미국 내의 반전주의자들을 완전히 몰아내는데 성공을 하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젊은 군인들의 장렬한 죽음이 미국의 참전에 분명한 명분을 주게 된 것이지...


80%나 전쟁에 반대했던 상황에서...상원은 만장일치, 하원에서는 오로지 반대표가 1표가 나왔을 정도로 거의 완벽한 지지를 얻으며 참전을 하게 되었다.



미국은 이 전쟁에 참여함으로서 엄청난 이득을 취하게 되었지.



오늘 날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들의 기초는 그 때 다져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미국 정부가 쓴 돈은 2500억 달러였는데...당시의 물가를 감안한다면 엄청난 물량이었고 이 돈들은 군산복합체의 체력을 강화하는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지...


그럼 건재에게 물어보자.


네가 장차 사회에 나가서 누군가와 회사를 창업했다고 하자.


너의 동업자가 더 많은 회사의 직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너를 부득이하게 배신했다고 한다면 너는 그를 원망하겠니?



인간들은 신에게 보통 제물을 바친다.


제물을 죽여서 신에게 바치는 행위는...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리게 해달라는 기복신앙의 시작이었다.



미국은 1929년 대공황 이후 그 공황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이 없었는데...그 혹독한 불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전쟁이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2차 대전에 대한 참전 이후 엄청난 군수물자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일자리도 충분히 생겼고 미국 제조업은 다시금 활기를 찾게 되었지...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2400명 젊은 군인들의 희생은 미국 국민들을 축복하기 위한 제물이었을지도 모른다.


자 그럼 다시 물어보자.


물론 루즈벨트에게 아래와 같은 일이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순수한 나의 가정이다.



만약 건재가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였고 아래와 같은 제안을 받았다면 어떤 판단을 내렸겠니?



“각하!! 일본에 대한 원유 공급을 갑자기 차단한다면...미국은 이 전쟁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은 살아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미국의 젊은이 2400명의 피가 필요합니다.”라고 했다면 말이다.



나머지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서 2400명을 희생시키는데 동의했겠니? 아니면 미국 전체가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후진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2400명의 무고한 희생에 반대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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