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아랍에미리트 포커스] 한국-호주 결승전, 승부의 갈림길 '측면'을 주목하라

입력 2015-01-27 22:35   수정 2015-01-28 05:28

▲ 호주 선수들이 27일 뉴캐슬스타이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 아랍에미리트 경기에 앞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사진 = 방송 캡처)


많은 축구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한국과 호주가 결승전에서 만나게 됐다. 이란과 일본의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배아픈 결과지만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빅4 중 두 팀이 결국 마지막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지금까지 두 팀이 보여준 경기력을 살펴볼 때 측면이 한국 호주 결승전 최대의 승부처라고 할 수 있겠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호주 축구대표팀이 27일 오후 6시 호주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준결승전 두 번째 경기 아랍에미리트와의 맞대결에서 비교적 이른 시간에 터뜨린 골들 덕분에 2-0 완승을 거두고 A조에서 맞붙었던 한국과 우승 트로피를 다투게 됐다.

개최국 호주를 결승전으로 이끌어낸 주인공은 역시 떠오르는 미드필더 마시모 루옹고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3부리그 스윈든 타운에서 뛰는 마시모 루옹고는 이번 대회를 통해 비로소 그 이름을 알린 인물이라 호주 내에서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될성부른 떡잎 루옹고는 호주 아랍에미리트 경기 시작 후 3분만에 오른쪽 코너킥을 오른발로 정확하게 감아올려 선취 결승골을 뽑아냈다. 그의 자로 잰 듯한 코너킥 세트피스는 가운데 수비수 트렌트 세인즈버리의 이마에 정확하게 전달됐다. 아랍에미리트 수비수들이 팀 케이힐에 집중된 빈틈을 노린 작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호주는 14분에 추가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를 자신들 쪽으로 돌려놓았다. 오른쪽 측면 공격이 섬세하게 이뤄졌고 매튜 레키의 정면 슛이 나왔다. 여기서 아랍에미리트 수비수들은 팀 케이힐을 막기 위해 온몸을 내던지며 뒤엉켜버렸고 이 순간 마시모 루옹고가 미끄러지며 밀어준 공을 왼쪽 측면 수비수 제이슨 데이비슨이 달려와 왼발 인사이드킥으로 정확히 차넣었다.

결국 호주 아랍에미리트 경기의 이 두 골이 호주의 비교적 편안한 결승행을 확인시킨 것이다. 여기서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한 마시모 루옹고는 도움 부문 단독 1위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빛냈다. 이 외형적인 기록만으로도 결승에서 맞붙을 한국의 미드필더들이 얼마나 조심해야 할 것인가를 알 수가 있다.

마시모 루옹고는 이번 대회 개막전(9일, 호주 4-1 쿠웨이트)부터 그 존재 가치를 빛냈다. 경기 시작 후 8분만에 쿠웨이트의 후세인 파델에게 코너킥 세트피스 골을 내주며 흔들린 호주를 바로잡은 주인공이 바로 마시모 루옹고였다.

33분에 오른쪽 끝줄 바로 앞에서 절묘한 대각선 패스로 팀 케이힐의 귀중한 동점골을 도왔고 그로부터 11분 뒤에는 자신의 뒤에서 든든하게 공격을 지원해주고 있는 풀백 프라니치의 크로스를 받아 이마로 직접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개막전과 이번 준결승전만 봐도 호주의 미드필더 마시모 루옹고의 위력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주로 오른쪽 측면 공격의 위력을 더해주고 있는 루옹고를 감안할 때 결승전에서 한국의 `김진수-손흥민` 단짝이 대충돌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4-2-3-1 포메이션과 호주의 4-3-3 포메이션이 부딪치는 묘한 지점이기도 하다. 단순한 조합만 보면 호주의 `프라니치-마시모 루옹고`와 한국의 `김진수-손흥민`이 맞대결한다.

하지만 이곳은 한국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이 주로 커버플레이에 나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단순한 숫적 우위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더 많은 패스의 갈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역습의 효율성을 창출해낼 수 있는 키포인트가 바로 이곳이라는 점이다.

호주 아랍에미리트 경기에서 호주의 수비라인이 아랍에미리트의 단짝 `오마르 압둘라흐만-알리 맙코우트`에게 적어도 두 차례 이상 흔들렸던 것을 감안하면 `김진수+손흥민+기성용`의 조합이 충분히 이 측면 싸움에서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별리그에서 만나 결승골을 터뜨린 한국 선수들이 그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진수-기성용-이근호-이정협`으로 이어진 매끄러운 왼쪽 측면 연결이 만들어낸 결승골 순간에 호주의 오른쪽 라인 `프라니치-마시모 루옹고`가 두 손을 들었던 순간이었다.

그만큼 서로를 잘 아는 한국과 호주가 이러한 포인트에서 어떤 대응 과정을 보여줄지는 31일(토) 오후 6시 시드니에 있는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판가름난다.

※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 호주 아랍에미리트 경기 결과(27일 오후 6시, 뉴캐슬 스타디움)

★ 호주 2-0 아랍에미리트 [득점 : 세인즈버리(3분,도움-마시모 루옹고), 데이비슨(14분,도움-마시모 루옹고)]

◎ 호주 선수들

FW : 매튜 레키(경고-41분), 팀 케이힐(67분↔토미 유리치), 로비 크루즈(82분↔제임스 트로이시)

MF : 마시모 루옹고, 마일 예디낙(경고-64분), 마크 밀리건(58분↔매트 맥케이)

DF : 제이슨 데이비슨, 세인즈버리, 스피라노비치, 프라니치

GK : 매트 라이언

◎ 아랍에미리트 선수들

FW : 아흐메드 칼릴(65분↔사이드 알 카티리)

AMF : 알리 맙코우트, 오마르 압둘라흐만, 모하메드 압둘라흐만(46분↔이스마일 함마디)

DMF : 아메르 압둘라흐만, 에스마엘

DF : 왈리드 압바스(78분↔하부시 살레), 모하나드 알 에네지 살렘, 모하메드 아흐메드, 상쿠르

GK : 마제드 압둘라

◇ 3,4위전 및 결승전 일정

3,4위전 ☆ 이라크 - 아랍에미리트 (30일 금요일 오후 6시 뉴캐슬 스타디움)

결승전 ☆ 한국 - 호주(31일 토요일 오후 6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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