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통증시대 통증을 잡아라... 시리즈-20]뒤뚱뒤뚱 오리걸음...'척추전방전위증' 의심

입력 2015-02-02 14:20  

예전 한 TV프로그램에서 탤런트 전원주씨가 척추전방전위증 진단을 받는 장면이 나왔다. 평소 건강하고 호탕한 웃음을 전하던 그에게 의료진은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휠체어를 타야 한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내렸다. 전원주씨 역시 이 같은 검진결과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던 기억이 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 위부분이 아래척추에 비해 전방으로 전위된 것, 즉 척추뼈가 앞쪽으로 미끄러져 나가는 질환이다. 원인에 따라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척추분리증으로 인하여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 퇴행성으로 뼈가 약해져서 생기기도 하고 외상으로 뼈가 부러지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종양이나 결핵 같은 다른 병으로 인해 생기기도 하며, 선천적으로 척추가 약한 것도 원인이다.
일단 척추 뼈가 이동을 하게 되면 허리에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척추 뼈가 주변 다른 신경을 자극해 다리 저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허리를 앞쪽으로 굽힌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고 허리회전 감소와 둔부근육의 약화로 걸을 때 오리처럼 뒤뚱거리면서 걷게 된다. 이렇게 걸음걸이가 달라졌다면 이미 증상이 상당부분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x-ray사진을 찍으면 쉽게 진단이 가능하며, 미끄러진 정도에 따라서 1단계에서 4단계까지 구분된다. 척추체 길이의 25%가 앞(전방)으로 빠졌을 때를 1단계로 보며, 50%, 75%, 100% 빠졌을 때를 각각 2단계와 3단계, 4단계로 진단한다.
주로 4번 요추와 5번 요추사이,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의 부위에서 많이 생긴다. 2단계 이상으로 진행이 확인된 경우 50%이하라도 보존적 치료에 실패하여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분리성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불안정증이 원인으로 척추를 고정시켜주는 척추골유합술이 필요하며, 퇴행성 척추전방전위증은 신경관을 넓혀주는 감압술을 하거나 척추골유합술을 함께하기도 한다.
수술이 필요한 단계가 아닐 경우에는 신경근차단술, 후관절강내주사, 경막외강신경차단술 등의 주사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고,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시켜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시켜 준다.
진료를 하면서 무조건 병원을 멀리하는 환자를 많이 본다. 하지만 약과 의사를 멀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덧붙여 `치료`는 의사가 하지만 `치유`는 환자 자신의 몫이 크다. 평소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인생 100세를 맞는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도움말=한영미(국제나은병원 통증연구소 소장)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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