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힐러’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극본 송지나/연출 이정섭 김진우/제작 ㈜김종학프로덕션) 18회는 모든 이야기의 시발점이 된 92년 사건의 진상을 밝혀냄과 동시에 자식세대로 이어진 악연,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 언론의 싸움 등을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3일 방송에서는 17회 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92년 사건이 모두 밝혀지며 짜릿함을 선사했다. 92년 비자금 사건을 캐던 중 사망한 채영신(박민영 분) 아버지 오길한(오종혁 분)의 죽음의 비밀이 밝혀진 것. 그 동안 서정후(지창욱 분) 아버지인 서준석(지일주 분)이 오길한을 죽였다는 살인누명을 쓰고 있었으나 이날 방송에서 서준석의 진술테이프가 공개되며 모든 비밀이 풀렸다.
서정후, 채영신, 김문호(유지태 분)로 대변되는 자식세대들은 썸데이 뉴스를 통해 오길한 죽음의 비밀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은 물론, 그 배후 세력인 ‘어르신’(최종원 분)의 존재까지 밝혀내며 시청자를 전율하게 했다. 잘못된 힘을 가진 세력과, 언론을 통해 이들에게 맞서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는 ‘힐러’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오길한의 죽음을 목격한 김문식(박상원, 손승원 분)이 권력 앞에서 서서히 무너지고 가면을 쓴 채 살아가기 시작한 과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 장면은, 길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김문식 캐릭터의 단면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 뿐만 아니라 동생 김문호의 자료들까지 빼앗아 이용하는 김문식이 남은 2회 동안 어떤 악행을 저지를 것인지, 어떻게 처벌받을 것인지 기대감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힐러’ 18회에서는 서정후, 채영신의 달라진 삶 역시 비중 있게 다뤄졌다. 그 동안 외로운 섬처럼 살아온 서정후는 채영신과 김문호를 만나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으며, 채영신 역시 친모인 최명희(도지원 분)와 만나며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방송 말미에는 김문식의 모든 것을 캐내고 과거 사건에 접근해 가던 김문호가 납치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서정후는 김문호를 구하기 위해 나섰고 홀로 남은 채영신 곁에는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악의 세력인 오비서가 등장해 극적 긴장감을 더했다.
이처럼 ‘힐러’ 18회는 60분 동안 80년대 해적방송 시절, 92년 벌어진 사건의 진실, 2015년 언론과 권력의 싸움 등 광범위한 이야기를 촘촘한 전개로 풀어내 시청자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여기에 막바지로 달려갈수록 깊어지는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남은 2회에 대한 뜨거운 기대감을 형성했다.
한편 지창욱, 유지태, 박민영 주연의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는 정치나 사회 정의 같은 건 그저 재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살던 청춘들이 부모세대가 남겨놓은 세상과 맞서며 벌어지는 통쾌하고 발칙한 액션 로맨스다.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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