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통증시대 통증을 잡아라... 시리즈-22]화장실도 마음대로 못가는 '이상근증후군'

입력 2015-02-09 14:28  

천장관절염과 이상근증후군을 동시에 진단받은 여성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는 3개월 전부터 오른쪽 엉덩이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해, 나중에는 앉기, 걷기가 불편해진 것은 물론 화장실에서 용변마저 제대로 못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간 타병원에서 여러 가지 보조치료를 받아봤지만 차도는커녕, 근래 들어 발바닥까지 쑤시고 예리한 통증이 왔다. 굽 높은 신발을 신으면 증상이 더 악화돼 낮은 운동화만 간신히 신고 다닌다고 했다.
방사선 검사결과 우측 천장관절에 약간의 경화성 변화가 보인 것 외에는 특별한 소견이 없었다. 그러나 골반 컴퓨터단층영상에서는 우측 이상근이 비대해진 것을 관찰할 수 있었고 주사치료 후 우측다리의 방사통이 호전되었다. 하지만 우측 둔부통증이 지속되어 보튤리눔 독소로 근육크기를 줄였고, 결국 우측둔부 통증과 배변시 통증을 줄일 수 있었다.
이상근은 서양배모양으로, 엉덩이 관절을 외회전시키거나 다리를 회전시키고 옆으로 벌릴 때 작용하는 근육이다. 이상근증후군은 어느 연령대에나 생길 수가 있는데, 주로 여성에서 많이 발견되며, 크게는 세 가지 이유에서 기인한다. ▲엉덩이 깊숙한 안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상근에 통증유발점이 생긴 근근막성통증 ▲이상근 기형으로 인하여 신경이나 혈관이 포착되어 있는 경우 ▲천장관절염이나 활액낭염 등으로 인한 것이다.
이상근증후군이 발생하면 허리 및 둔부통증, 대퇴후반으로의 통증이 나타나며, 화장실에서 힘 줄 때 통증이 악화된다. 장시간 앉아있거나 않은 자세에서 일어날 때, 밤에 잘 때에 아픈 부위로 누우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물건을 들거나 쪼그리고 앉거나 허리를 굽혀도 통증이 더해진다. 때로는 통증으로 인해 걸을 때 절뚝거리기도 하고 통증이 종아리에서 발목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그리고 좌골신경의 주행을 따라서 이상감각을 호소하기도 한다. 여자의 경우에는 성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이상근에 주사치료를 하여 증상의 호전여부를 판정하며 영상검사 상 이상근 비대가 뚜렷하고 증상과 일치하면 보툴리늄 독소로 근육비대를 줄여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대개 보툴리눔 독소에 의한 통증의 감소는 12주 정도 지속되는데, 이는 다른 치료에 비해 그 효과가 오래간다는 장점이 있다.
이상근증후군은 한마디로 말해 이상근에 문제가 발생하여 나타나는 증상복합체이다. 즉 척추질환이 이차적인 증상으로 번져 나타나기도 하고, 일차적인 원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때문에 이상근을 치료할 수 있는 정확한 진단과 시술이 필요하며, 치료 방법 또한 매우 간결하고 큰 효과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중병이라도 진단받을까 병원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치료 후에는 통증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콧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많다.
도움말=한영미(국제나은병원 통증연구소 소장)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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