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조금이라도 길어 보이는 다리를 만들기 위해 하이힐을 즐겨 신는다. 그만큼 하이힐은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 스스로도 자신을 매력적인 존재로 만드는 패션 아이템이 틀림없다. 하이힐과 발 건강이 상극이라는 사실만 빼면 말이다.
하이힐은 발을 압박하기 때문에 족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어 돌출되는 무지외반증은 여성들에게 흔한 질환이다.
일명 `건막류`라고도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휘어진 각도가 15도 이상일 경우 무지외반증을 의심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굽이 높고 앞쪽이 좁은 하이힐과 같은 신발과 연관성이 많다. 유전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어 선천적으로 평발이거나 발볼이 넓은 경우, 또는 과도하게 유연한 발에서도 생길 수 있으며 외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며 심한 경우에는 관절탈구 같은 변형이 생긴다. 증상이 심해지면 보행에 이상이 생겨 발목·무릎·허리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진단은 외형적 변형만으로 알 수 있으며 돌출 정도, 굳은살, 관절탈구 여부, 아킬레스건 단축, 편평족 여부 등을 알아보고, 발에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엑스레이 사진을 촬영하여 변형된 각을 측정한다.
충분한 휴식과 냉찜질, 약물치료로 통증을 줄여주고 볼 넓은 신발을 착용해 증상을 완화시키지만, 통증이 지속되고 신발을 신기 어려울 정도라면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 평소 발가락이 조이지 않도록 최대한 넉넉한 신발을 신고 발가락 운동과 함께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으며, 평발일 경우에는 깔창으로 발의 아치를 지지해서 엄지발가락으로 쏠리는 압력을 분산시켜 주면 무지외반증을 예방할 수가 있다.
발은 인체의 모든 무게를 짊어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흔히 `제2의 심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남에게 보이지 않는 부위라는 이유로 그 소중함을 잊기 쉽다. 가끔씩이라도 내 발 건강 점수를 체크해보는 관심이 필요하다.
도움말=한영미(국제나은병원 통증연구소 소장)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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