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호남 기반은 물론 그룹 유지 절체절명의 순간
- 3월9일 금호고속 인수 여부 결정, 3월20일 광주상의 회장 선거 결과가 중간 분수령
<앵커>
금호산업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산업팀 유은길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금호산업 인수전에 신세계가 뛰어들면서 후끈 달아올랐었는데, 신세계가 인수 의향을 철회하면서 좀 열기가 식는듯하더니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구요? 왜 그런가요?
<기자>
신세계가 빠지면서 대기업들간 금호산업 쟁탈전이 벌어지지 않게 되면서 큰 장은 서지 않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중견기업인 호반건설이 강력한 인수의지를 불태우면서 다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인수 의향서를 내고 적격 후보로 추려진 곳은 모두 5곳이지만 4곳은 사모펀드 즉, 재무적 투자자여서 전략적 투자자인 일반기업은 호반건설 하나.
따라서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최종적으로는 2파전 양상이 될 것가능성이 높아짐.
특히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처음 뛰어들 때는 설마 진짜 인수하려는 것이 아니라 금호산업 주식 투자에 대한 주가 부양 차원에서 매각 차익을 얻고 부수적으로 호반건설 기업에 대한 홍보전략 차원이라는 해석이 많았는데, 호반건설은 갖고 있던 금호산업 주식 전량을 최근 매각하고 진짜 인수하겠다는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해 본격적인 인수전 양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금호산업 인수전은 금호아시아나와 호반건설 간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로 전개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흥행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질문2>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원래 자기 기업이었으니까 금호산업을 찾아오려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호반건설이 왜 이렇게 금호산업 인수에 욕심을 내는 건지가 궁금합니다.
<기자>
금호산업 인수는 기존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사업을 인수하는 것과 같은 효과입니다.
금호산업 지분 구도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금호터미널과 에어부산 그리고 신문로에 있는 금호사옥 건물까지 모두 차지하게 됩니다.
따라서 금호아시아나의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구요.
그럼 호반건설은 왜 그러냐?
호반건설은 호남을 기반으로 그것도 `베르디움‘이라는 주택브랜드를 내세운 주택사업으로 무서운 성장을 이어온 중견기업입니다.
지금은 골프장 등 스포츠레저산업 그리고 KBC광주방송 대주주로 방송콘텐츠사업으로까지 확장했고, 이번에 금호 인수를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그룹으로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호산업 인수로 주택을 넘어 건축 토목 해외건설 등 종합건설로 나아가겠다는 것은 어찌보면 단편적인 것이고, 그 이상의 종합그룹을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기존 호남의 맹주였던 금호그룹을 품음으로써 호반이 차세대 호남기반의 대표기업이라는 꿈을 이루고 싶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앞서 참고로 지역 대표기업으로서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광주지역 상공회의소 회장 자리 선거를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달 20일 선거가 치러질 예정인데 광주상의 현 회장인 박흥석 회장(럭키산업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고 있지만 회장 출마를 준비중인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의 세가 만만치 않아 2파전 양상입니다.
그런데 금호의 지지를 받아 회장에 당선됐던 박 회장은 지금 든든한 후원자가 없고 금호도 광주지역쪽에 신경써줄 형편이 안돼 무섭게 세를 불리고 있는 호반건설의 김 회장에게 판세가 유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광주상의는 3월12일 일반의원 70명 특별의원 10명을 먼저 뽑고 이들 의원 80명이 20일 회장을 선출하는 구조. 현재 일반의원 후보 등록에서 호반건설이 다소 우세한 상황)
광주상의 회장 당선을 먼저 하고 이후 금호그룹까지 손에 넣겠다는 것이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의 야심찬 꿈인데 이게 본격적으로 수면위에 떠오른 셈.
<질문3> 그럼 호반건설이 정말 금호산업을 인수할 정도로 자금력이 있는가 이런 의문이 생기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능합니다.
그래서 금호와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호산업 인수에는 적게는 5천억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
호반건설은 무차입 경영으로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쥐고 있어 최소 2천에서 최대 4천억원 정도는 자체 조달 가능. 여기에 재무적 투자자들과의 컨소시엄 구성하고 일부 대출을 일으킬 경우 인수자금 조달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임.
따라서 사업을 통한 금전적인 손익과 이후 매각차익 중심으로 인수금액을 써낼 사모펀드 보다는 향후 그룹 경영과 호남 대표기업 맹주를 꿈꾸는 호반의 김상열 회장이 최고 금액을 써낼 가능성 높아지고 있음.
문제는 최고가를 써내더라도 이 보다 단 1원이라도 박삼구 회장이 더 내면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박 회장이 승리하게 되는데, 박 회장이 과연 얼마나 자금을 끌어 모을 수가 있는지가 관건.
1조원 이상 상당한 금액으로 호반이 인수 입찰가를 써내 승부수를 띄울 경우, 박 회장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음.
또한 박 회장은 금호산업에 앞서 이달 9일(다음주 월요일)까지 금호고속 인수금액 약 5천억원 정도를 먼저 감당할 지를 결정해야 하는 힘든 상황. 자금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둘 다를 한꺼번에 인수하기에는 박 회장 자금 여력 만만치 않아 둘 중 하나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
박 회장은 재계 마당발로 금호가 호남을 기반으로한 국내 대표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워 정재계에 명분론을 내세워 금호산업 인수에 장담을 하고 있지만, 호반건설 역시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어 지역 명분론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박삼구 회장은 이중의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다른 명분론도 힘을 잃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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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4> 자,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호반이나 금호나 어려움들이 있을 텐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지나친 욕심으로 인수가격이 높아지면 소위 말하는 ‘승자의 저주’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금호산업 역시 과거 박삼구 회장이 무리하게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경영이 어려워져 대우와 대한통운은 물론이고 그룹의 중심인 금호산업마저 시장에 내놓는 상황이 됐는데요, 똑같은 일이 이번에도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호반이든 금호든 누구든 너무 높은 가격에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이후 경영에 타격이 생기면서 사업 근간 마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 점을 시장에서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앞으로 금호산업 인수전 관심갖고 지켜봐야 겠습니다.
산업팀 유은길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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