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한산성아트홀 김경철 팀장 "남한산성에 누가 되지 않을 것"

입력 2015-03-13 17:44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는 2011년 개관했다. 이후 문화 불모지였던 경기도 광주의 문화복합공간으로서 시민과 함께하고 소통하며 ‘광주의 문화 중심지’로서 활약해 왔다.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구성한 클래식, 뮤지컬, 연극 등의 프로그램들은 시민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더욱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는 ‘남한산성아트홀’이란 이름으로 탈바꿈했다. 개관 4년 차, ‘문화스포츠센터’라는 이름에 얽힌 다양한 오해를 풀어버리고, ‘전문 공연장’으로서 새롭게 출발선에 선 것이다. ‘남한산성아트홀’ 문화예술팀 김경철 팀장과 함께 공연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공연장 이름, 오해 많았다”

그간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는 다채롭고 수준 높은 무대 기획을 해왔다. 여느 공연장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시설과 무대로 좋은 평가를 받아 왔지만, ‘문화스포츠센터’라는 이름 때문에 숱한 오해를 감내해야 했다. 김경철 팀장은 “그동안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는 공연장의 이미지보다는 스포츠센터의 이미지가 많이 부각돼 있었다. 심지어 명함을 받아본 사람 중에 ‘무슨 운동을 하냐’라고 물어본 사람도 있었다. 공연장만 보면 서울의 공연장에 못지않은 시설임에도, 이름 때문에 평가 절하된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라고 운을 뗐다.

공연장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는 수없이 많다. 좋은 공연단체를 초청하려 해도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라는 말에 오해가 생겨 차질을 빚은 것이 여러 번이었다. 심지어 “우리는 그런 곳에서 공연 안 합니다”라는 답변을 들은 적도 있다. 이제는 웃고 넘길 에피소드지만, 여간 속상한 일이 아니었다. 김경철 팀장은 ‘남한산성아트홀’로 이름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공연장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대외적으로 보다 효과적인 홍보마케팅을 하기 위해서였다”라며 “시민 공모를 거쳐 ‘남한산성아트홀’로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고 전했다.

‘남한산성아트홀’이란 새로운 이름을 대한 직원들의 사기도 한층 높아졌다. 일에 임하는 태도도, 내부적 결속도 한층 단단해졌다. 그는 “공연장 이름이 바뀌면서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다”라며 “이제야 문화예술인이라는 자긍심이 생긴 것 같다. 지금은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외부에서 직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한산성은 광주의 중심지”

사실 ‘남한산성아트홀’에 대한 이름만 듣고는 ‘경기도 광주시’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 남한산성의 주변에는 성남시와 하남시가 인접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주변을 ‘남한산성’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철 팀장은 “남한산성의 산기슭을 사이에 두고 성남시와 하남시가 인접해있다. 하지만, 성곽을 둘러싼 남한산성의 주소는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과 50년까지만 해도 성남과 하남시, 서울 강남 네 곳까지 모두 광주시의 땅이었다. 그 당시에 남한산성은 온전히 광주의 중심지였던 것이다. 광주의 지명이 廣(넓은 광) 州(고을 주)를 쓰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라고 덧붙였다.

광주의 유래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진다. 당시 고려의 지방행정구역 5도 중 하나가 양광도(지금의 경기 남부, 강원 일부, 충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인데, 이것이 바로 양주와 광주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조선시대에는 한양을 지키는 외곽의 4대 요새(북쪽의 개성, 남쪽의 수원, 서쪽의 강화, 동쪽의 광주)로도 ‘남한산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남한산성아트홀, 관객 만족시킬 수 있는 공연장”

‘남한산성아트홀’은 대극장(1,068석)과 소극장(270석), 전시실, 실학기념관과 예술아카데미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극장은 무대 뒤쪽과 좌우가 넓고 하부무대에 원형무대까지 소화할 수 있어 다양한 무대연출이 가능하다. 분장실과 무대와의 이동 동선이 용이해 실제 참여하는 공연스태프, 배우, 관계자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부채꼴 모양으로 배치한 객석은 가시성이 좋아 관객의 만족도도 높다.

공연장은 다양한 시민 프로그램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나누고 있다. 김경철 팀장은 시민 프로그램에 대해 “매 공연마다 총 관객의 5% 범위에서 문화소외계층을 초청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수준 높은 공연을 유치하되, 시민들에게는 다소 경제적인 가격대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할인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아카데미에서는 국비 지원사업을 통해 시민이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매주 1,000여명이 음악, 미술, 무용 등 약70여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한산성아트홀’은 조금 더 질 높고, 다채로운 공연을 관객에서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경철 팀장은 무엇보다 공연기획에서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평소에 보고 싶었던 공연을 초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는 “설문조사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을 참고하기도 하고, 지역에 거주하시는 문화예술인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6월에 막을 올릴 예정인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은 한국 연극연출계의 거장이신 김정옥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께서 아이디어를 주셨다. 또한, 직접 예술감독으로 함께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김경철 팀장은 앞으로의 ‘남한산성아트홀’ 공연기획에 있어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문화예술팀 직원들이 공연에 스태프(기획, 홍보, 마케팅 및 무대기술 등)로 직접 참여해 지역 공연장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는 해외 작품들도 초청할 예정이다. 이 초청무대는 국내에서 최초로 진행하는 ‘국제 모노드라마 페스티벌(가칭)’로 유네스코산하 국제연극기구인 ITI(International Theatre Institute)와 공동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남한산성아트홀’은 향후 더 좋은 공연장으로 발전하기 위한 노력의 행보를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의 이름을 내건 공연장인 만큼 책임감도 막중해졌다. 김경철 팀장은 앞으로 ‘남한산성아트홀’의 방향에 대해 “남한산성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잘 살리면서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 또한, 문화예술도시 광주를 지향하며, 시민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로 다가설 수 있는 공연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역 공연장이 갖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순기능의 역할에 충실해 31만 광주 시민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공연장, 광주시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아트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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