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요 대기업들의 올해 투자·고용 계획과 관련해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좀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 기자, 불황 속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겠다, 일단 반갑게 들리는군요.
<기자>
불과 3천억 원 증가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무려 20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약 16.5% 늘어난 규모인데요.
30대 그룹 가운데 투자를 늘리겠다는 곳은 17곳, 절반이 넘습니다.
반면 줄이겠다는 곳은 11곳, 1년 전과 비슷한 곳이 2곳입니다.
화면에서 보시다시피 연구·개발 즉 R&D 투자는 예년과 비슷한 30조 원 초반 수준입니다.
눈에 띄는 건 시설 투자인데요.
80조 원대 중반이었던 시설 투자가 20% 늘어난 100조 원대를 찍으면서 전체 투자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15조 6천억 원을 투자한다든지
현대차가 자동차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를 10조5천억 원에 사들인다든지
또 LG가 서울 마곡과 경기도 평택에 각각 사이언스 파크와 산업단지를 짓는데 4조 원과 5조 원을 쓴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올해 30대 그룹 전체의 투자 확대로 이끌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이렇게 투자는 늘려도 신규 채용은 줄이겠다는 그룹들이 많다고요. 주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네, 30곳 가운데 19곳이 올해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수준를 유지하겠다는 기업이 4곳이니까 늘리겠다는 곳은 고작 7개 기업에 불과합니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우선 세계적인 불황이 가장 큰 탓이겠지만요.
기업들은 제도적인 이유에서도 신규 채용 확대를 꺼리고 있습니다.
이달 초 전경련에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요.
퇴직자가 줄어서 혹은 인건비 부담이 커서 신규 채용이 어렵다는 기업들이 상당수입니다.
`고연령·고임금 구조`인 지금의 상황에서 새로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다는 얘긴데요.
실제로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신규 채용 규모는 갈수록 줄고 있지만 전체 근로자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즉 들어오는 사람이 적어도 나가는 사람은 더 적다보니 근로자 수는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그럼에도 정부에선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에 임금을 올리도록 주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해 경제부처 수장들과 경제5단체 수장들이 만나 논의했던 경제 현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임금 인상인데요.
앞서 언급한 상황과 더불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는 게 바로 정년 연장이나 통상임금 범위 확대입니다.
즉 인건비 부담 요소들이 더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이전처럼의 신규 채용 확대는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전경련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송원근 / 전경련 경제본부장
"정년 연장과 통상임금 확대에 따라서 가만히 놔둬도 임금은 오르게 돼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정부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고용 절벽`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과 괴리된 정책 방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업들 사이에서 임금 피크제나 성과에 따라 보수를 줘야 한다, 또 고용 유연성 확보를 위해서 노동시장 전반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이같은 이유에섭니다.
<앵커>
올해 30대 그룹의 투자·고용 계획과 관련해 산업팀 임원식 기자와 얘기 나눴습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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