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캐스팅 중에서도 초연 이래 가장 완벽한 음유시인 그랭구와르 역할이었다고 평가받는 스타 가수 브루노 펠티에가 단독 공연으로 다시 한 번 뮤지컬 팬들을 매혹시켰다.
브루노 펠티에는 28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첫 단독 내한 콘서트 `브루노 펠티에 라이브 인 서울 2015(BRUNO PELLTIER LIVE IN SEOUL 2015, ㈜에이스컨텐츠그룹(대표 김훈재) 주최, RNX 엔터테인먼트 주관)를 열었다.
그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부르는 대표곡인 `대성당의 시대`는 물론, 비틀즈의 노래들과 다양한 영화 OST, 개인적인 사연이 얽힌 자작곡,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유명 뮤지컬의 넘버들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노래뿐 아니라 직접 기타를 메고 연주를 선보이며 뮤지션으로서의 매력을 보여줬다.
또 브루노 펠티에의 오랜 벗이자 음악적인 동료인 프로듀서 가이 세인트 온지가 4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올라 지휘, 피아노 연주, 실로폰 연주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며 브루노 펠티에의 노래를 뒷받침했다.
브루노 펠티에의 단독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그가 한국 관객을 만난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브루노 펠티에는 2013년 `Victor Hugo in Musical-The Gala Concert` 내한 공연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엔 그 때보다 더욱 한국 관객을 위한 배려가 크게 돋보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단순히 노래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지향했다. 언어의 장벽은 있었지만, 브루노 펠티에는 베테랑 스타다운 여유와 전세계 어디에서든 통할 것 같은 유머 감각으로 관객들을 웃게 했다.
서툰 한국어로 자작곡에 대한 설명을 읽어내려가다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자 목놓아 한국어 통역을 부른다든가, 이런 코믹한 상황에서 가이 세인트 온지가 진중한 피아노 연주를 하는 등의 애드리브가 진지한 노래 중간중간 한국인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느리고 애달픈 노래가 많은 공연이었지만, 이 때문에 관객들은 브루노 펠티에와 한층 더 친근해진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브루노 펠티에의 뛰어난 점은 유머 감각뿐이 아니었다. 그가 장모의 장례식장에서 직접 부르겠다며 선보인 노래는 프랑스어로 되어 있어 대부분의 관객에게 가사 전달이 잘 되지는 않았지만, 국적과 세대를 초월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인간적인 따뜻함이 묻어나는 음악은 누구에게나 위로가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유머, 감동에 이어 한국 관객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대표곡 `대성당의 시대`에 쏟아진 열광이 콘서트 말미를 장식했다. 앙코르곡으로 `대성당의 시대`를 부르며 브루노 펠티에는 "내 인생을 바꾼 노래"라고 스스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에게 그랭구와르라는 역할과 `대성당의 시대`는 청춘 시대부터 장년이 된 지금까지를 대표하는 곡이었을 터이다. 관록이 묻어나는 `원조`의 열창에 앙코르 무대에는 말 그대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브루노 펠티에는 6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오리지널 캐스팅 내한 공연 무대에 다시 한 번 그랭구와르 역할로 선다. `전설`이라기보다는 아직 `현역`임을 한국 관객 앞에서 단독 공연과 뮤지컬로 계속 입증하는 50대의 뮤지컬 스타. 브루노 펠티에는 무대 위에서 여전히 가장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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