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던 신상품 출시가 잇따라 무기한 연기되고 있습니다.
무리한 일정에 쫓겨 실적 채우기에 급급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인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당초 지난달 16일 상장 예정이던 배당지수선물이 돌연 하반기로 연기됐습니다.
배당주 투자확대에 따른 위험관리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올해 첫 신상품으로 관심을 모았던 코스피고배당지수와 코스피배당성장지수 선물 상장이 무기한 지연되고 있는 겁니다.
또한 2분기로 예상됐던 위안화선물 상장시점도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미니선물, 코스닥주식선물, 초장기국채선물 등 연내 선보일 예정인 신상품 출시가 줄줄이 좌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정부가 시장 자율성 확대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역점을 두고 있는 신상품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증권사들의 전산시스템 개편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6월 중순경으로 예정된 일일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증권사 전산시스템 개발에 총력을 기울리다 보니 신상품 출시에 따른 시스템 변경 작업에는 신경을 못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의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이와 연계된 파생상품과 각종 금융시스템까지 뜯어 고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시간이 필요한데다 지난 1998년 이후 10여년 넘게 유지돼 왔던 가격제한폭 15%를 한꺼번에 30%로 확대하는 작업을 수행하는데만 증권사의 전산시스템 개발인력이 풀가동되고 있습니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60여개 전증권사가 모두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에 시행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IT 인력이 열악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날짜 맞추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규제 완화에는 귀를 닫은 채 신상품 출시에 연연하다보니 애꿎은 증권사들만 인력과 비용이 낭비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금융위원회의 올해 업무보고에서 신상품 출시에 대한 언급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금융당국은 파생상품 본연의 위험관리 목적에 부합하는 다양한 신상품 상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에는 수긍하지만 무리한 일정에 쫓겨 시스템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신상품 출시는 자칫 전시행정에 그치지 않을 까 우려됩니다.
지금까지 한국거래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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