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성모 씨(36)는 새벽에 일어나 초등학생 딸의 방 전등을 끄는 게 일상이 됐다. 딸이 항상 불을 켜 놓고 잠들기 때문이다. 원래는 이런 습관이 없었지만 얼마전 함께 본 공포영화가 화근이었다. 공포스러운 장면을 본 뒤 아이는 잘 때 전등을 켜 놓길 원했고 성 씨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런 습관이 고쳐지지 않자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친한 학부모로부터 수면 중 불을 켜 놓으면 키가 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불안감은 더 커졌다.
불을 켜고 자면 키가 크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근거없는 속설이 아니다. 수면은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해준다.
수면 중 불을 켜 놓는 습관을 고쳐야 하는 이유는 뇌 중추가 빛에 노출되면 수면유도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억제돼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심한 경우 뇌기능까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뇌 속에는 멜라토닌 분비를 조절하는 중추가 존재한다. 이 부위는 매우 민감해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고 결국 잠을 설치게 된다.
TV, 인터넷, 스마트폰 등은 전자파를 방출해 숙면을 방해하는 주원인이다. 이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스마트폰이다. 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의 최근 조사결과 만 3~5세 어린이 10명 중 4명이 1주일에 3회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은 면역체계가 불완전해 전자파로 인한 악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또 자기 전 누운 자세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근육이 경직되면서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압박하게 된다. 이런 경우 머리가 무거워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만성피로와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불빛이나 전자파는 호르몬 분비체계를 망가뜨려 학습장애, 신체기능 및 학습능력 저하, 정서적 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적정 수면 시간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잠이 한창 자라는 아이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미국국립수면재단(Natinal 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성인은 7∼9시간, 10~17세 청소년은 8.5∼9.5시간을 자야 한다. 하지만 국내 청소년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2시간에 불과하다.
키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성장호르몬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 사이에 전체 분비량의 50 이상이 배출되기 때문에 이 시간 전에는 잠드는 게 좋다. ‘성장기 아이는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멜라토닌 분비를 활성화하려면 잠들기 2시간 전 이후 스마트기기 사용을 피하고, 암막커튼을 이용해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게 도움된다. 따뜻한 우유는 신경안정 작용을 하는 ‘트립토판’이 함유돼 자기 전 마시면 효과적이다. 낮에 햇빛을 쬐면서 20~30분 산책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돼 숙면을 유도할 수 있다.
성장클리닉전문 한의원 하이키 창원점 성진혁 원장은 “깜깜한 게 무서워 불을 환하게 켠 상태로 자는 아이를 쉽게 볼 수 있다”며 “이같은 습관은 성장기 아이의 키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불을 끄고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의원 하이키는 뼈나이, 체성분, 사춘기 진행단계, 성장호르몬 분비여부를 정밀히 검사하고 맞춤성장치료를 실시해 키 성장과 건강을 개선한다”고 덧붙였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