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먹거리를 잃은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과다경쟁 우려도 있어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시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은행이 계획 중인 올해 해외진출 규모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큽니다.
25곳의 점포를 개설할 계획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그동안 해외진출에 소극적이던 농협은행까지 총 50여개의 점포가 올해 신설될 예정입니다.
저금리로 은행의 주 수익원이었던 예대마진이 줄어들고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가장 많은 점포가 개설되는 곳은 동남아. 성장이 정체된 선진국과 달리 아직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금융산업이 아직 발달되지 않아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화녹취>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부 부행장
“마진이 높고 영업 기반이 된 곳을 나가니까.. 조달 비용이 싸고 현지 대출금리가 높고 해서 한국에서 차입해서 현지에서 운용하면 마진이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손익분기점이 국내보다 훨씬 빨리 도달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진출한 해외 점포의 수익성은 어떨까. 최근 수년 사이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은행이 해외점포에서 거둔 당기순이익은 3억7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32.1% 증가했습니다. 총자산수익률(ROA)과 순이자마진(NIM)도 소폭 개선됐지만 모두 최근 3년간 평균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등 아직은 미흡한 단계입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 동안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다만 가능성이 많다고 집중적으로 몰려가면 과당경쟁 우려가 있어 정부의 교통정리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전화녹취>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기업은 나갔는데 은행은 안나간 곳 많거든요. 개발 안하고 남들 잘 버니까 따라가는 것은 공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따라가는 은행 입장에서도 부담되죠. 이미 다른 데가 하고 있는 걸 뺏어야 하니까.. 여러 은행이 한 국가에 집중해서 진출하다보면 제살깎기 경쟁을 하게 되기 때문에 당국에서 교통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 CEO들이 올해 경영 목표로 글로벌 역량 강화를 내세우고 해외 은행 인수를 위해 직접 나서 발로 뛰는 등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
전세계적으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금융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해외를 택한 만큼 각 은행들의 현지화 전략에 더해 정부의 적극적인 공조가 절실해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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