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의 힘' 서울 일반아파트값 상승폭, 재건축 앞질러

입력 2015-05-03 10:17  



서울 일반아파트 가격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을 앞질렀다.

최근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주춤한 반면 일반 아파트는 전세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매매거래가 성사되면서 주간 상승폭이 역전된 것이다.

3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서울 일반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은 전 주 대비 0.08% 상승했다.

이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0.05%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이 0.03%p 높은 것이다.

서울 일반 아파트값 상승폭이 재건축보다 높아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그동안은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폭이 일반아파트값 상승폭을 압도했다.

지난 1일 조사에서도 재건축 아파트값이 한 주간 0.07% 오른 데 비해 일반 아파트는 0.1%로 상승폭이 더 컸다.

올해 들어 주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 상승을 견인해왔다면 지난달 말부터는 일반아파트로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이처럼 일반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서울시내 25개구 가운데 가장 많은 1천293건으로 4월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인 1만3천912건의 9.3%를 차지했다.

소형 아파트 밀집지역인 노원구는 전세의 매매 전환 수요가 많았던 곳으로, 지난해 4월 거래량인 819건에 비해서도 57.8%나 증가한 것이다.

두 번째로 거래량이 많은 강서구(883건) 역시 중소형 아파트가 많아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곳이다.

노원구 상계동 88공인 김경숙 대표는 "최근 투자수요는 많지 않고 전세물건이 없다 보니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매매로 넘어오는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이라며 "4월 들어서도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재건축 아파트는 일부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감소했거나, 거래가 성사돼도 가격은 오르지 않고 있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의 경우 4월 들어 500만원 정도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전용면적 43㎡의 경우 4월 초 6억9천만∼7억원 선이었으나 최근 6억9천만원 선에도 거래가 안되고, 49㎡는 8억2천500만∼8억3천만원이던 것이 현재 8억2천만원 짜리도 매물이 남아 있다.

강동구 둔촌 주공,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 재건축 단지는 지난달 거래가 꾸준히 이뤄졌지만 가격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박사 박준 대표는 "잠실 주공5단지는 3월에 비해 4월 거래량이 늘었지만 매매가격은 여전히 3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거래는 늘어도 가격은 오르지 않고 있어서 통계상 재건축 가격 상승폭도 주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재건축 투자수요에 비해 세입자 등이 주축이 된 실수요자들이 탄탄하게 뒷받침되면서 일반 아파트 가격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커진 듯하다"며 "저금리, 전세난과 맞물려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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