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대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전체 경영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삼성그룹 승계 작업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룹승계를 위해 이 부회장이 풀어야 할 남겨진 과제들을
유은길 기자가 분석해드립니다.
<기자>
삼성그룹 승계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그룹이 당초 정한 승계 완료 시점은 올해 상반기.
그러나 예기치 않은 2가지 문제로 늦춰지게 됐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해 가을(9월)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의 합병 시도가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
삼성은 전자, 금융, 건설, 이렇게 3개 중심 사업축으로 그룹을 재편하려 했지만 건설쪽 계획이 엇나가면서 합병 후 진행하려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구 에버랜드)간 추가 개편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추진한 삼성SDS의 상장이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난 것.
정치권에서 지난 2월 과거 부당하게 취득한 지분을 상장해 얻은 이익은 국가가 환수해야한다는 내용의 일명 ‘이학수법(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발의로 상장차익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최대 7천억원 등 모두 2조7천억원(이학수 전 부회장 및 이재용 부회장 각각 6~7천억원, 이부진 및 이서현 사장, 김인주 전 사장, 각각 4~5천억원 환수 우려)의 국고환수 리스크가 생긴데다 SDS 상장 후 주가가 예상보다 낮다는 게 걱정거리입니다.
삼성은 SDS 상장 후 보호예수가 풀리는 이달 13일 이후 개인 최대 주주인 이재용 부회장 지분을 처분해 상속세 부담과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 지분 매입에 사용하려 했으나 큰 장애물이 생긴 셈입니다.
삼성은 이학수법은 법리적 결점이 있어 실제 국회 통과는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승계과정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박영선 의원 등 여야 104명의 발의의원)은 다음 달(6월) 임시국회에서 이학수법 통과를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삼성은 법의 부당성을 내세워 입법을 무산시키고 SDS 주가 부양으로 승계를 위한 충분한 실탄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그룹 사업재편과 상속자금 준비에 박차를 가해 연내에 승계작업을 끝낸다는 방침.
그러나 정치권과 시장이 삼성의 바람대로 움직일 지 장담할 수 없어 이재용 부회장이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은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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