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몸의 특정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그 부위에 어떤 질환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의외로 다른 부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통증의 원인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는 것이다.
올해로 택시기사 생활만 12년째인 신 모씨(52)가 그런 사례다. 오십견 때문에 항상 어깨가 뻐근하고 아팠다는 신 씨는 스트레칭과 온찜질로 그때 그때 통증을 조절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깨의 통증은 물론 뒷목의 결림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오십견이라고 믿고 있었던 신 씨의 병명은 실제로는 목디스크였다. "운전을 하다 보면 핸들 가까이로 목을 길게 빼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는 것이 신 씨의 설명이었다.
강서 세바른병원 정성삼 병원장은 "목디스크는 목뿐만 아니라 어깨, 팔, 손 등에도 통증을 불러오므로, 초기에는 소위 `담`이라 부르는 근육통이나 오십견 등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신경 압박으로 인해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으로 증상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디스크, 목뿐만 아니라 어깨 통증도 심해 오십견으로 오인하는 경우 많아
어깨 외에 팔, 손, 손가락에 지속적인 통증 불러오기도
목 디스크의 경우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행여나 수술 치료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초기에만 발견한다면 물리치료나 자세교정 등도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비수술 치료법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경추는 공간이 매우 좁을 뿐만 아니라 큰 혈관이나 기도, 식도 등 여러 중요한 구조물이 통과하므로 요추보다 치료가 까다롭다. 따라서 마비 증세나 보행 장애 등이 나타날 정도가 아니라면 수술 치료보다 비수술 치료를 우선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 디스크의 비수술 치료법으로는 고주파 수핵감압술이 대표적이다. 1mm 정도의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증상이 있는 부위에 넣은 뒤 고주파 열에너지를 발생시켜 통증을 유발하는 디스크를 융해시키는 것이다.
이는 부분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마취에 대한 환자의 부담감이 적은 편이며, 치료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고주파 열에너지를 적용하므로 주변의 정상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시술에 소요되는 시간 역시 20분 내외이기 때문에 회복시간 역시 길지 않다. 시술 당일 퇴원해 일상 생활을 무리 없이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강서 세바른병원 정성삼 병원장은 "환자가 직장인일 경우라도 짧은 시간 내에 치료를 받고 잠시 안정을 취한 뒤, 바로 업무 현장으로 복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고도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치료법이기에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진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목디스크는 디스크 자체의 퇴행 외에도 척추를 감싸고 있는 인대의 약화가 원인이 되므로, 약해진 인대를 강화해 주면 향후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여기에 이용되는 것이 바로 프롤로테라피다.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약물을 초음파 유도 하에 손상 부위에 주입해 인대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프롤로테라피는 현재 척추질환 외에 관절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