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기지개 펴는 국내 스타트업

입력 2015-05-08 16:49   수정 2015-05-08 16:58

<앵커>

구글의 캠퍼스 서울을 비롯해서 다시 한 번 창업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산업팀의 박상률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구글 캠퍼스가 서울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 스타트업들에게는 실제로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기자>

네, 먼저 구글은 전 세계에서 2번째로 시가총액이 많은 기업입니다. 인터넷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업을 맡아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시가총액 이야기를 먼저 드린 이유는 바로 브랜드 파워, 즉 인지도 때문입니다.

전 세계의 수많은 벤처 투자자들과 업계 종사들은 구글 캠퍼스 출신이라고 하면 일단 어느정도 믿고 본다는 거죠.

지금 캠퍼스 서울이 임시로 오픈한 지 3주 정도 되었는데, 이곳에 입주해 있는 박상원 대표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박상원 벤티케이트 대표
"지난 3주간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6개월간 내가 만난 사람보다 많았다. 이미 창업에 성공한 사람이나 업계의 유명한 사람들을 통해 인력은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지, 해외 시장 진출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그런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사람을 많이 만날 기회가 생긴다`...사실은 구글 캠퍼스가 없었다면 이런 스타트업들은 혼자서 발품을 팔며 본인의 아이디어를 알려야 하거든요.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구글캠퍼스 출신이라는 건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스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이지만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거죠.

지금 캠퍼스 서울에 들어오려면 30:1의 경쟁률을 뚫어야 됩니다. 8개가 들어와 있잖아요. 이 기업들을 선정할 때 벤처 투자가들이 일일이 관여했을 정도로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서 스타트업 지원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는데, 구글 캠퍼스도 그런 것과 비슷한가요?

<기자>
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벤처 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지원이라는 점에서 구글캠퍼스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다 보니 오히려 인프라 측면에서는 구글 캠퍼스 보다 더 낫다고 볼 수도 있구요.

다만,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아직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보다는 국내에서의 사업화를 도와주는 데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실리콘밸리나 유럽의 투자자들이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 구글캠퍼스를 먼저 가지, 창조경제혁신센터로 방문하지는 않거든요.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사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수도 있겠지만, 구글이 가진 글로벌 경쟁력을 보면서, 우리 정부도 글로벌 기업들을 직접 끌여들이는 스타트업 지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박 기자, 그런데 생각해보면 구글 입장에서는 우리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하고도 전혀 이득을 보는 게 없어 보이는데요, 지분 참여도 없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창업을 지원할 때는 그 기업에 대한 지분을 일정부분 확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에 대한 수익금 회수 차원에서 보면 당연한 논리인데, 구글은 전혀 지분에 대한 간섭을 하지 않습니다. 이런 걸 `엔젤투자`라고 하죠.

그러면 왜 구글이 이렇게 지원을 해줄까? 구글은 아주 아주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겁니다.

무슨말이냐면, 구글은 인터넷 기업이잖아요. 사람들이 계속해서 모바일을 비롯한 각종 디바이스를 써야 되는거죠. 구글이 만든 놀이터에서 놀아야 하는겁니다.

인터넷 관련 창업을 하는 기업들이 끊임없이 나와줘야 이 생태계가 유지가 되는 겁니다.

당장의 투자와 수익 개념이 중요하지 않다는 거죠.

다만 구글과 스타트업의 이런 생태계가 서로에게 모두 윈-윈(Win-Win)이 될 수 있을지, 구글 독식 체계로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산업팀의 박상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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