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분석] 챔피언스리그 진출 좌절된 리버풀… 끝내 공격에 발목 잡혔다

입력 2015-05-11 15:57   수정 2015-05-12 00:11


▲ 리버풀에 제라드가 남긴 마지막 성적은 리그 5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사진 = 리버풀FC)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사실상 좌절됐다.

한국시각으로 10일 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리버풀은 홈팀 첼시와 1-1 무승부에 그치며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두 경기 남은 상황에서 승점 6점 차기 때문에 아직 산술적인 가능성은 살아있지만, 맨유의 득실차가 +25, 리버풀의 득실차가 +1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역전은 어렵다.

시즌 내내 리버풀을 괴롭혔던 문제가 다시 한 번 반복된 경기였다. 리버풀 선수들의 우승 축하 박수를 받으며 경기장에 입장한 첼시 선수들은 평소와 달리 다소 들뜬 모습이었다. 세자르 아즈필리쿠에타와 게리 케이힐, 네마냐 마티치 등 핵심 선수들이 벤치에 앉은 대신 필리페 루이스, 존 오비 미켈, 루벤 로프터스 치크 등 백업 멤버가 선발 출전한 첼시는 특유의 질식 수비를 재현하지 못했다.

가능성은 보여줬지만 아직 설익은 플레이를 펼친 로프터스 치크와 좀처럼 발전이 없는 미켈의 중원 조합은 리버풀 선수들이 드리블할 수 있는 공간을 허용했고, 리버풀은 1.5선에서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공간을 내주지 않는 수비를 펼치는 첼시의 팀 컬러를 생각하면, 어제 경기의 첼시에게서는 분명 우승의 여파가 느껴졌다.

그러나 리버풀은 첼시전 7경기 무승 행진을 끊을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올 시즌 내내 지적됐던 공격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우선 리버풀은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공격이 너무 많았다. 라힘 스털링과 아담 랄라나, 필리페 쿠티뉴가 10차례나 드리블을 성공시켰지만, 결정적인 기회로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스털링과 랄라나, 쿠티뉴의 드리블은 위협적이었으나 볼을 갖지 않은 주변 동료들의 움직임이 좋지 못했고, 마무리 패스와 슈팅도 부정확했다. 드리블 성공 횟수에 비해 드리블에서 파생되는 공격 패턴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것이다.

선수단 구성도 문제였다. 후반전 중반까지도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리버풀은 선수 교체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했다. 승점 3점이 반드시 필요했던 리버풀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브랜던 로저스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1996년생 포워드 제롬 싱클레어였다. 그리고 3분 뒤에는 7개월 뒤 스무 살 생일을 맞는 조던 아이브가 교체 투입됐다. 물론 싱클레어와 아이브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지만,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선수 두 명을 경기장으로 들여보내는 모습은 정상적이지 않다. 다니엘 스터릿지의 부상과 마리오 발로텔리의 실패로 믿을 만한 공격 자원 자체가 부족했던 리버풀의 고민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발목을 잡은 셈이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리버풀은 수아레즈를 대처할 수 있는 A급 공격수를 영입하거나, 아예 기존의 판을 뒤엎고 새로운 틀을 짤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리버풀이 영입한 마리오 발로텔리, 리키 램버트, 아담 랄라나, 라자르 마르코비치 등은 수아레즈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고, 로저스 감독 또한 개인 드리블 위주의 공격 방식을 바꾸는 데 실패했다.

결국 이것이 시즌 내내 리버풀을 괴롭혔고,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주저앉는 원인이 됐다. 챔피언스리그 복귀 1년 만에 다시 4위 밖으로 나간 리버풀에게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은 팀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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