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노리는 바이에른 뮌헨(사진 = 바이에른 뮌헨)
바이에른 뮌헨 vs 바르셀로나 [13일 03:45 알리안츠 아레나]
한국 시각으로 수요일 새벽 3시 45분, 바이에른 뮌헨이 바르셀로나를 알리안츠 아레나로 불러들여 대역전극 연출에 나선다.
1차전에서 0-3으로 패한 바이에른이 역전 드라마를 쓰기 위해 필요한 골은 최소 세 골. 바르셀로나의 전력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미션으로 보이지만, 8강 2차전과 같은 역전극을 재연한다면 역사에 길이 남을 승부가 될 것이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뮌헨으로 쏠리는 이유다.
바이에른 뮌헨
1차전에서 바이에른은 아르옌 로벤과 프랑크 리베리의 공백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중원에서의 패스 플레이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포스트 플레이만으로는 바르셀로나의 압박과 수비를 이겨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혼자서 볼을 운반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던 바이에른은 패스 코스를 틀어막는 바르셀로나의 압박에 속수무책이었고, 90분 내내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압도적인 패배를 맛봐야 했다.
문제는 2차전에도 로벤과 리베리가 출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술적으로 로벤과 리베리는 공수 양면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수들이다. 볼 운반은 물론 기회 창출과 마무리까지 도맡아 하는 공격 기여도는 두말 할 필요가 없거니와, 존재 자체만으로도 상대 풀백의 공격 가담을 제한함으로써 수비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로벤과 리베리의 결장으로 바르셀로나는 1차전처럼 호르디 알바와 다니엘 알베스를 위험 부담 없이 공격에 가담시킬 수 있고, 이는 바르셀로나의 패스 순환에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바이에른 특유의 압박과 패스 플레이가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대처가 궁금한 대목이다.
바르셀로나
반면 바르셀로나는 1차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강한 압박으로 바이에른의 패스 플레이를 일찌감치 차단했고, 신속하고 정확한 패스 순환으로 상대의 압박을 분쇄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득점 없이 답답하게 이어지던 경기를 끝낸 것은 리오넬 메시의 ‘마법’이었지만, 그 전에 바르셀로나는 분명 승자가 될 자격이 있는 경기를 펼쳤다.
2차전에서도 바르셀로나는 전력 누수 없이 승부에 임한다. 세 골의 리드를 안은 상황에서 전력 누수도 없다 보니 전술 선택의 폭이 넓은 상황이다. 수비 라인을 내리고 MSN 트리오(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즈, 네이마르)를 활용한 역습을 펼치든 과감하게 중원 싸움을 걸든, 바르셀로나는 불리할 것이 없다. 행복한 고민에 빠질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다.
전술 포인트
바이에른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강한 압박과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원정 팀을 밀어붙이려 할 것이다. 관건은 바르셀로나의 대응이다.
바르셀로나는 다양한 선택지를 쥐고 있다. 우선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무게 중심을 뒤로 빼고 플레이하는 것은 자칫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흐름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지만, 배후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면서 MSN 트리오의 화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바르셀로나의 수비 집중력이 관건이 될 것이다. 주로 바르셀로나의 진영에서 이뤄질 바이에른의 패스 플레이에 바르셀로나가 침착하게 대응한다면 MSN 트리오를 활용한 역습으로 쉽게 경기를 매조질 수 있겠지만, 과르디올라 감독 특유의 빠른 방향 전환에 당황하기 시작하면 바르셀로나의 세 골 리드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또 하나의 선택지는 1차전처럼 과감하게 중원 싸움을 붙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세 골 리드를 안은 팀이 고르지 않을 선택지지만, 바르셀로나라면 고려해볼법한 보기다.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는 바이에른에게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다. 바이에른에게는 바르셀로나의 배후 공간을 공략할 만한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바르셀로나는 로벤과 리베리가 없다는 바이에른의 약점을 활용해 알바와 알베스를 중원 싸움에 가담시켰고, 두 선수는 바르셀로나의 볼 순환과 역습에 크게 기여했다. 즉, 1차전과 마찬가지로 로벤과 리베리가 출전할 수 없는 바이에른이라면 굳이 뒤로 물러나 바이에른에게 주도권을 내주기보다 중원에서 과감한 싸움을 펼쳐 경기를 주도하는 쪽이 오히려 위험 부담이 덜할 수 있다. 이번 경기의 전술 싸움이 흥미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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