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휴대폰, 커피와 함께 화장품이 드라마 PPL 4대 천왕이라는 건 모두 옛말이에요."
화장품업계에 스타 마케팅이 한창인 가운데 드라마 제작지원 붐이 최근들어 사그라들고 있다. 드라마 PPL 효과가 `복불복`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드라마보다는 스타 협찬에 집중, 화제성 있는 스타를 통해 은근히 제품을 노출하거나 자사 브랜드 모델이 출연하는 드라마에만 협찬사가 몰리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28일 현재 방영 중인 TV 드라마 28개를 분석한 결과 화장품 브랜드가 공식 제작지원·협조한 방송은 9개다. 이중 자사 모델이 주연으로 있는 드라마에 참여한 사례가 풍문으로 들었소(랑콤-유호정), 맨도롱 또똣(A.H.C-강소라), 프로듀사(클리오-공효진, 아이소이-아이유), 구여친클럽(바닐라코-송지효), 오렌지 마말레이드(잇츠스킨-여진구), 이혼변호사는 연애중(구달-조여정), 여왕의 꽃(려, 슈에무라-김성령) 등 7개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자사 모델이 출연하지 않은 드라마에 협찬 지원한 사례는 가면(슈에무라), 울지않는 새(미구하라) 등 2개에 머물렀다.
과거 드라마 제작지원사로 참여한 바 있다는 모 브랜드 관계자는 "드라마 PPL은 솔직히 복불복이다. 일부 유명 브랜드 사례처럼 금액 대비 대박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반응이 전무한 경우도 많다. 자사 브랜드 모델이 출연 중이 아니라면 굳이 드라마에 제작지원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협찬을 직접 유도하는 스타가 많아진 점도 드라마 제작지원 붐이 주춤해진 이유 중 하나다. 업계에는 드라마 제작사를 통하는 것보다 스타를 통하는 협찬이 금액 대비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진 분위기다. 실제 일일드라마 기준 상품 1회 노출은 300~1000만원선, 미니시리즈 기준 상품 1회 노출은 1000~3000만원선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스타를 통한 PPL은 500~1000만원 수준으로 이를 뷰티 블로그, 매체와 연동해 마케팅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화장품 마케터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드라마 공식 제작지원사보다 스타에게 지원한 브랜드가 주목받은 사례는 많다. 스타에게 금액을 지급했는지 여부를 떠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경우 공식 제작지원사 한율보다는 `전지협 립스틱`으로 마케팅한 입생로랑이 이슈몰이에 성공했고, `연애의 발견` 역시 메이블린이 제작지원사로 참여했지만 실제 대박 효과를 본건 주연배우 정유미에게 립스틱을 지원했다는 디올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화장품 브랜드 홍보담당자는 "드라마 제작지원·협조의 경우 요즘은 드라마도 해외에 수출되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해외 마케팅도 가능하고, 방송 캡처 화면이나 공식포스터를 활용한 프로모션 권한도 주어지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면서도 "다만 화장품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왕이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스타 타케팅 마케팅을 선호하는 분위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