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거두리한의원 김윤일 원장
49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 모(여)씨는 최근 쉽게 피곤해지고 잠도 설치고 있다. 평소 남편과의 사이가 좋았지만, 요즘 들어 남편에게 화를 내고 짜증이 나는 경우도 늘었다. 또 이유 없이 화병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도 화끈거리고 가끔은 식은땀도 난다. 더구나 올해 말에 시집 보낼 딸을 생각하니 심장도 두근거리고 두려움 마저 든다.
40대 중반의 커리어우먼 김모씨는 직장생활도 부부관계도 그다지 좋지 않다. 한창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나이인데도 활력은커녕 무기력감만 더해가고, 자신감도 하락해 우울증까지 온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한씨나 김씨가 겪고 있는 증상은 모두 갱년기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여성의 폐경전후 기간을 갱년기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는 개인차가 크므로 시기를 정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40대 중후반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가 되면 호르몬 대사장애와 체력장애로 화병, 우울증, 요실금, 성교통, 상열감, 심장두근거림 등의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살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던 사람은 이 시기에 화병과 동반되어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춘천 거두리한의원 김윤일 원장은 "갱년기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증상으로, 일부에서는 치료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갱년기 증상들이 평생 남을 수도 있고, 만성 갱년기 장애처럼 성인병의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허약한 상태로 노년기를 보내게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알맞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갱년기는 발병시기와 경과를 나타내는 표현에서 급성, 아급성,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갱년기는 갱년기 장애를 처음 겪는 이들이 호소하는 증상으로 안면홍조와 함께 열이 위로 올라오는 것 같은 상열감이 주요 증상이다. 또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과 겸하여 나타나기도 하며, 불면증, 불안, 무기력함을 동반 하기도 한다.
아급성은 주로 피부 쪽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콜라겐 부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건조함이 느껴지고, 질의 건조함이 심해지면서 질염과, 성교통, 배뇨장애나 요실금 증상도 나타난다.
갱년기가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만성 갱년기 장애는 고지혈증, 골다공증,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되어 큰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만성 갱년기 장애 중 하나가 골다공증이며, 이 또한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의 하나)의 결핍으로 인한 증상으로 마르고 골격이 작으며 비활동적인 여성에게 잘 나타난다.
김윤일 원장은 "갱년기 증상은 경과에 따라 한약이나 침, 뜸 등으로 경략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다스림으로써 부작용 걱정 없이 증상 개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갱년기를 방치했다간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게 될 수 있으므로 회피하거나 미루지 말고 한의원 치료와 더불어 적당한 휴식와 운동, 명상 등을 병행하여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