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그나마 하루 중에 가족과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바로 식사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하루 한 끼조차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3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국민 7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46.1%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2005년 조사결과가 62.9%였던 것이 비해 16.8% 감소한 수치이다. 또한, 저녁식사 역시 2005년에는 76.0%가 가족과 함께 식사했던 것에 비해 2013년에는 65.1%로 10.9%로 감소했다.
실태가 이렇다보니, 예전에는 가정에서 자연스레 이뤄지던 `밥상머리 교육`이 재조명받고 있다.
부모교육 전문가인 임영주 교수(신구대)가 중요시하는 소통의 공간 역시 `밥상머리`이다.
임영주 교수는 "먹을 수 있는 장소와 공간이 `집`이었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굳이 집이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나 먹을 수 있고, 가족 구성원들의 바쁜 일정으로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게 자유로워진 것이 식사를 하기 어려워진 이유"라고 말한다.
또 임 교수는 "밥상머리 교육은 일석다조의 효과가 있다"며 "부모는 자연스럽게 자녀의 성장과정을 알 수 있고, 자녀는 자연스럽게 예절과 인성을 발달시킬 수 있으며, 가족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교육전문가들도 일주일에 2회 이상 `밥상머리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스마트폰 중독 정도가 낮아지고, 학교생활 적응도가 올라간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학업성취도도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밥상머리 교육`을 잘못 받아들여 자녀를 교육하고 훈계하는 자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밥상머리 교육을 위해서는 식사시간에 TV나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아이의 말에 공감하며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 정도라면 훌륭하다.
아이러니하지만 밥상머리 교육은 `무엇을, 어떻게 할까`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가족과 맛있게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다. 자녀 교육은 부모가 `교육`이라는 욕심을 내지 않을 때 더 잘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영주 교수는 "밥상머리 교육은 단순히 밥만 같이 먹는 것이 아니라, 재료 준비, 조리, 정리까지의 모든 과정을 자녀를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아이들은 사회성 및 부모와의 정서적인 안정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 교수는 "각자의 공간이 분리되고, 거실마저 말없이 TV 시청하는 공간이 된 요즘, 가족소통의 성공적인 장으로 밥상머리의 공간을 활용하길 바란다"며 "퇴근 시간이나 학원 시간을 조정해서라도 일주일에 2번 이상은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