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한가 확대…달라지는 투자환경①] 김원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입력 2015-06-02 15:45   수정 2015-06-02 15:49

<앵커> 상하한가폭 확대 관련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기 위해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는 15일부터 가격제한폭이 확대됩니다. 과거에도 서너차례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면서 현행 가격제한폭 제도가 자리잡았는데 이게 10년 만에 또다시 두 배 늘어나게 되는 건데요, 그만큼 투자문화가 성숙됐다라고 보는 건가요?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 배경과 함께 과거 서너차례에 걸쳐 가격제한폭을 확대했을 당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설명해주세요.

<김원대 부이사장>가격제한폭 제도는 그간 개별 종목의 유일한 가격안정화 장치로서 증시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나, 가격제한폭을 넘는 거래기회를 제약하고 가격변동 가능성을 인위적으로 제한하여 균형가격 발견 지연 및 투기거래 유발 등 문제도 야기한 걸로 평가됩니다.

이에 가격제한폭의 단계적 확대로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강화하여 보다 효율적인 시장을 구현하고, 증시의 역동성을 제고하여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환경을 조성해 나가기 위해 가격제한폭을 확대하게 됐습니다.
과거 가격제한폭을 확대했을 때 통계를 살펴보면 하한가 빈도의 감소 등으로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제고되었을 뿐만 아니라, 투기적 거래 축소로 시장 전체의 주가변동성도 완화됐습니다.


<앵커>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투기매매가 기승을 부리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결국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원대 부이사장>가격제한폭 확대는 기본적으로 효율적 가격발견을 위한 건전한 변동성은 확대하고 비합리적 변동성은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격제한폭에 따른 비합리적 가격변동성 사례로 자석효과와, 주가 과잉반응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가격제한폭 확대로 변동성 총량에 미치는 영향은 예단하기 어려우나, 비합리적 가격변동이 축소되면서 변동성의 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신중한 투자문화의 확산 가능성, 과거 가격변동폭 확대시 주가변동성이 축소된 경험 등에 비추어 볼 때 투기적 거래로 인한 변동성 확대 우려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중소형주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커지고, 코스닥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원대 부이사장>가격급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중소형주의 경우에도 과거 데이터 실증분석 결과 특별히 변동성이 높지는 않았습니다. 정상시기뿐만 아니라 시장폭락기에도 하한가종목 비율 및 일간 변동성 등이 시장전체 대비 많이 높지 않았습니다.

거래가 극히 부진한 일부 코스닥 중소형주나 코스피 우선주의 경우 주가급변을 우려할 수 있지만 기존의 동적 변동성완화(VI)와 새로 도입될 정적 VI 등 변동성완화장치를 통해 주가급변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거래량 증가에 긍정적 효과가 있거나 최소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입니다만 단기적으로는 변화된 시장환경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로 인해 거래가 다소 정체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코스닥시장 가격제한폭 확대시에도 이와 같은 결과를 보인 바 있는데요, ‘05.3월 12%→15% 확대시, 이전 6개월 대비 이후 6개월 거래량이 58% 증가했습니다. 다만, 단기간(전후 1개월간) 비교시에는 거래량이 오히려 5% 감소했습니다.

이같은 관망심리가 주로 정보인프라가 부족한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은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 관망기간을 거쳐 “두려워하는 심리”가 진정된 이후에는 투자수요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의 정보반영 효율 향상 등 역동적 주가형성이 오히려 개인 투자수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코스닥종목 투자위험을 헷지하기 위한 주식선물이 하반기에 도입되면 보다 안정적인 위험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 듣다보니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됩니다만, 가장 최근 내츄럴엔도텍 사례에서 봤듯, 예외적 사례이긴 하지만 하한가와 상한가를 오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생깁니다. 회사 측에서는 공매도 세력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는데요. 만약 가격제한폭이 위아래 30%였다면 혼란이 더 커졌을 것 아닙니까? 이런 경우엔 어떤 식으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까?

<김원대 부이사장>기업의 사업 비리, 주가 조작, 이유없이 급등락하는 테마주 등 예외적 불건전 사례에 대해서는 개별 종목별 관리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예외적 사례를 기준으로 시장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매매제도를 설계할 수는 없습니다. 예외적 우려요인으로 인해 시장의 전반적인 거래환경을 선진화시키는 과제를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루에 가격제한폭(현행 15%)까지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은 현저한 시장쇼크나 치명적인 기업정보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되고 있는데, 코스피 및 코스닥시장의 하한가 종목은 각각 평균 1~2종목 내외로 전제 상장종목 대비 0.1%수준에 불과(`14 상반기 기준)합니다.

현재가격 이상으로만 주문을 내야 하는 공매도 제도의 특성과 한정된 공매도 물량을 감안할 때, 공매도가 15%이상의 가격폭락을 촉발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보이고, 과거 다수의 학술연구에서도 “가격하락이 공매도를 유발”하는 것이지 “공매도가 가격하락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다만, 사전에 입수한 내부정보를 통한 공매도 등 공매도 관련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시장감시 및 금융당국?사법당국 등과 연계한 증권범죄 처벌 등을 통해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입니다.


<앵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최근 급증한 신용융자 등과 관련해 반대매매나 또 이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급락까지도 우려가 되는 게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선 어떤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김원대 부이사장>신용거래 관련 현행 담보유지비율(140%), 반대매매기간(D+2일) 등은 “2일연속 하한가(15%↓)”라는 극단의 경우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하한가 종목수는 전체의 1% 미만이므로 가격제한폭이 2배로 확대되더라도 관련 리스크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개정하여 증권회사가 반대매매시기를 단축하거나 종목별 가격변동성에 따라 담보유지비율을 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리스크 관리 보완대책도 마련했습니다.

한편, 업계에서는 보증금율, 담보유지비율 인상, 반대매매시기 단축 등 리스크 관리수단의 일률적 강화 보다는 선별적, 질적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또한 신용융자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지 못하여 강제 반대매매되는 물량은 전체 시장 거래규모 대비 극히 미미하며, 코스닥시장 전체에서 일평균 8~10억원(`11년~`15년 기준)입니다. 최근 내츄럴엔도텍 연속 하한가 사태 중에도 동 종목의 최대 반대매매 금액은 27억원으로 당일 전체 거래대금(8,018억원)의 1% 미만입니다. 따라서, 반대매매 물량이 증가하더라도 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리스크관리에 따른 신용축소로 실제 반대매매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급등락 종목은 투자경고,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되어 위탁증거금 100% 징수, 신용거래 제한 등의 조치로 과다한 신용거래 누적이 사전에 차단되므로,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 물량의 증가도 일정 수준 이내로 제한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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