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하한가로 부르는 주식 가격제한폭이 지금의 배로 확대되면, 개별 종목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도 대폭 늘어납니다.
하지만 시장의 가격결정구조가 합리적으로 바뀌고, 코스피 지수가 급등락하는 위험은 오히려 줄어드는 효과를 거둘 거란 분석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주식 가격제한폭이 17년 만에 배로 확대되면서,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는건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입니다.
개별종목에 투자해 이론상 하루에 최대 60%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악재를 미리 파악하지 못했을 때 받는 충격도 그만큼 커집니다.
지금의 가격제한폭 15%를 기준으로 주가가 반토막이 나는데 5일이 걸리지만, 하한가가 30%까지 확대되면 불과 이틀이면 투자 원금의 절반이, 나흘이면 75%의 손실을 입습니다.
`가짜 백수오` 논란을 빚은 코스닥 상장사 내츄럴엔도텍의 경우, 4월 중순 주당 9만 원이 넘던 주가가 14번의 하한가를 기록한 뒤 한 달 만에 10분의 1토막이 났는데, 앞으론 일주일 만에 똑같은 손실을 입게 됩니다.
빚을 내 코스닥 소형주에 투자한 경우, 제도 시행 이후 자칫 증권사의 반대 매매로 인해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은 만기를 앞두고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한다면, 손실을 떠안을 수도 있습니다.
손실위험에 단기간 거래가 위축되는 경향을 보일 거란 우려도 나오지만, 이같은 문제는 일부 소형주에만 한정될 거란 분석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전화 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
"손실폭이 하루에 커질 수 있다는 거에 투자자들이 막연한 두려움도 일부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저희들이 보기에는 기관이 추천하는 종목의 중요도가 조금 올라갈 것 같아요. 그렇지 않은 중소형 종목은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개인들이 일일이 알기 어렵지 않습니까.."
통상 예기치 않게 주가가 급등락하면, 시장이 과잉 반응해 쉽게 가격제한폭까지 움직이는데, 주가 조작을 용이하게 하고, 한 종목을 장기간 투자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돼왔습니다.
그런데 과거 5차례에 걸쳐 가격제한폭을 확대한 결과, 하루 주가 변동폭은 커지지만, 기업의 가치 변화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시세를 조작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이나 묻지마식 투자를 경계하고,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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