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터미널, 목장, 스키하우스가 전시장...'평창 비엔날레'

입력 2015-06-04 11:36  

“열악한 문화 인프라를 역발상으로 극복한 비엔날레, 자연과 생명의 약동에 잘 어울리는 콘텐츠에 초점 맞출 것"

평창비엔날레조직위원회(위원장 황효창)는 3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5평창비엔날레’를 소개했다.

이날 황 위원장은 청정한 자연 도시인 평창에서 자연 친화적이자 생명의 기쁨을 표현하는 올해 전시를 맘껏 즐겨 볼 것을 제안했다.

조직위는 2015평창비엔날레를 7월 23일 평창 알펜시아에서 개막해 12월 6일까지 16개 장소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격년제로 열리는 평창비엔날레는 올해 주제전시, 특별전, 부대행사 등 3개 부문에 걸친 6개 행사로 16개 장소에서 210일에 걸쳐 문화의 향연을 펼친다. 전체 주제는 ‘생명의 약동’이다.

평창비엔날레가 창립된 2013년부터 비엔날레에 몸담아온 황효창 조직위원장은 “‘생명의 약동’을 주제로 두 번째 열리는 올해 평창비엔날레가 잘 되면 좋겠다”는 짧은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주요 신문 및 방송사 기자 20여명이 참여한 이날 간담회에서 이재언 예술감독은 “아직은 평창비엔날레를 다른 비엔날레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게 시작단계이지만, 평창비엔날레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해 강원도의 경제와 문화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올림픽 이후에도 강원도의 주요한 미술문화재로 존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5평창비엔날레의 중점 사항은 5가지로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선별, 전시하여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찾아가는 릴레이 전시로 문화 소외 지역에 대한 배려를 하고 ▷관람자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고 소통하는 미술축제를 지향하며 ▷예술작품의 판매와 소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강원의 독특한 문화를 접목한 행사 운영으로 강원 미술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행사 주제인 ‘엘랑비탈’(`생명의 약동`의 프랑스어)은 강원도의 약동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예술과 스포츠의 조화로운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강원 문화 발전의 도태를 만들고, 강원도민의 문화 향유와 올림픽 이후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비엔날레의 의의를 덧붙였다.

전시를 살펴보면, 먼저 주제전에는 한국작가 31명과 중국, 일본, 브라질, 미국, 영국 등 해외 13개국 22명 모두 53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조각,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특별전은 ‘포스트 박수근’과 ‘DMZ별곡’ ‘힘있는 강원’ 세 개로 구성된다. `포스트 박수근`은 박수근 화백 서거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박수근의 예술적 특징을 계승하는 회화, 조각, 판화 등 53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7월21일부터 10월29일까지 평창, 춘천, 양구, 강릉에서 순회전으로 열린다.

`DMZ별곡`은 강원도의 문화와 역사를 담아낸 전시다. 27명의 작가가 분단 역사의 상징인 DMZ지역을 지난 4월말과 5월초에 4차례 방문해 당시의 감흥을 작품에 녹여냈다. 8월1일부터 12월6일까지 평창, 태백, 정선, 강릉, 원주, 영월에서 갖는 순회전시다.

`힘있는 강원`은 강원 출신의 유능한 작가발굴과 지역문화 창달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기획됐다. 비엔날레 개막에 앞서 7월10일부터 26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 1, 2관에서 ‘인간+자연+미술’을 주제로 마련된다.

부대행사로 아트마켓인 GIAX 페어가 7월23일부터 27일까지 용평리조트 타워콘도에서 열린다.

주제전에 참여하는 한 호 작가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고자 이들의 못다 이룬 꿈을 형상화한 ‘영원한 빛-비몽’을 선보일 참이다. “침몰된 배의 형상이 수백개의 모빌로 된 형상으로 파편처럼 공간을 떠다니고, 그 모빌의 형상은 아이들의 꿈을 의미한다”면서 “하늘의 별이 된 소년소녀에게 바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나전칠기를 이용한 작품으로 빌게이츠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랑을 받아온 김영준 작가는 이번에 파랑ㆍ노랑ㆍ검정ㆍ초록ㆍ빨강의 컬러로 오륜기를 연상케 하는 나전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전칠기를 통해 전통 소재의 산업화를 통해 우리 문화를 세계로 수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험한다”면서 “데미안 허스트가 혐오스러운 해골에 다이아몬드를 박듯이 자개의 빛을 평창비엔날레에서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언 예술감독은 “강원도의 열악한 문화 인프라를 역발상으로 극복하려 했다”며 “도내 문화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동시에 주민의 생활터전으로 찾아가는 전시, 기존의 일상공간이나 관광지를 문화공간화시키는 것을 도전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정선군의 경우 순회전을 버스터미널에서 하는 것이나, 입장료 문제로 무산됐지만 대관령 목장의 전시공간화 아이디어가 있었고, 또 한여름에 텅 비어있는 알펜시아리조트 스키하우스를 주제전시장으로 활용한 사례 등이 그런 예이다.

결국 평창비엔날레는 건축물을 자랑하는 전시가 아니고 콘텐츠가 얼마나 자연과 생명의 약동과 잘 어울리는지에 초점을 맞춘 전시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하나의 전시 상품으로 만든 `DMZ별곡`으로 앞으로 전국, 해외 순회전도 구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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