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그룹 승계에 속력를 내고 있는 삼성이지만 승계 작업이 마냥 순탄한 것만은 아닙니다.
미국계 헤지펀드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예상지 못한 `복병` 등장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공표했던 지난달 말만 해도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승계는 마냥 순탄해 보였습니다.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4.1%를 이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고스란히 이어받게 된 데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지분까지 더하면 8%가 넘는 삼성전자 지분 확보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즉 이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의 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그룹의 간판인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할 수 있는 동력까지 확보한 셈입니다.
불황 극복과 신사업 육성을 위한 합병이라지만 이번 합병으로 이른바 `이재용 체제`의 큰 틀을 완성했다는 평이 나오는 건 이같은 배경에섭니다.
그러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삼성의 승계 작업은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엘리엇 측은 어제 삼성물산 지분을 대거 사들인 데 이어 오늘은 `합병 반대` 진영에 다른 외국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칫 합병 무산에,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한 삼성 역시 엘리엇에 맞설 우호 세력 모으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그룹 내 소위 `재무통`들을 총동원해 국내외 펀드를 비롯해 국민연금과 외국계 투자자들과의 접촉에 들어간 상태.
[인터뷰] 삼성 관계자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님께서도 주주들을 만나면서 그런(합병 찬성) 얘기를 하고 계시는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삼성물산은 10% 가까이 오른 7만6천 원 대로 거래를 마쳤고 제일모직도 3% 넘게 오르면서 20만 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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