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부모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아들러 열풍을 몰고 온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아들러 육아론을 바탕으로 쓴 육아서로, 아들과 딸을 어린이집에 등하원시키며 돌봤던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다.
아들러의 지혜뿐 아니라 저자의 지혜도 얻을 게 많아서인지 육아에 관해 꼭 필요한 내용으로만 꽉꽉 채운 실한 느낌이 든다. 아들러 육아론은 과연 어떤 내용으로 부모들의 가치관을 뒤흔들어 놓을까?
엄마가 믿는 만큼 크는 아이』는 아들러 심리학에 기초하여 야단치지 않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존중하면 높은 자존감을 가진 유능하고 건강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행복한 인재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검증한 책이다. 이 책은 두껍지도 않고 읽기 편하게 쓰였으며 내용도 재미있지만 아이를 따뜻한 마음과 깊은 신뢰를 가지고 바라보는 인간의 본성을 다루고 있기에 이런 마음가짐으로 책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면 아이들이 잘 자랄 것이라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된다. - 최희수(푸름이닷컴 대표, 『배려 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 저자)
모든 행동에는 목적이 있고 상대역이 있다는 목적론과 대인관계론을 주장한 아들러의 육아서가 나와 참 반갑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든 부모가 100퍼센트 수용해야 할 것은 그 이면의 목적이다. 아이는 그러한 관계를 통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수용할 수 있게 되고,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형성한다. 독자가 이 책을 통해 아이 행동의 이면을 이해하고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길 기대한다. - 정우열〔생각과느낌의원 원장(정신과 전문의), 『엄마만 느끼는 육아감정』 저자〕
1. 도서 소개
엄마에게는 ‘지켜보는 용기’를 주고,
아이에게는 ‘혼자 설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아들러 육아
2015년 봄을 뒤흔든 잔혹 동시를 기억하는가? 학원 가기 싫은 날은 엄마를 씹어 먹는다는 말로 시작되는 그 시에는 엄마에 대한 아이의 미움과 원망이 담겨 있다. 어느덧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부모는 하기 싫은 일을 시키는 존재, 다그치고 야단치는 존재, 마음의 거리가 먼 존재가 되어 버렸다. 아이를 위해서 한 일들이 아이와 멀어지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아이가 마음을 열 수 있을까?
흔히 말하는 ‘친구 같은 엄마’, ‘친구 같은 아빠’가 그 답이다. 하지만 단지 같이 놀아 준다거나 편안한 것만이 아닌,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가 되어 아이가 필요할 때면 언제라도 도움을 주고, 공동의 과제도 함께하는, 그렇지만 결코 조종하거나 간섭하지 않는 존재 말이다.
이 책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이러한 관계는 단지 아이의 원망의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뿐 아니라 ‘아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이의 마음이 닫히면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이 열려야 도움도 받아들이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닌 존중이 밑바탕이 된 대등한 관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대등한 관계를 위해서는 야단치는 것은 물론이고 칭찬하는 것도 안 된다고 하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아이와 엄마가 행복해지는 덧셈 육아!
많은 이들의 가치관을 뒤흔들며 자유를 선사한 아들러 심리학. 육아에서는 과연 어떤 힘을 발휘할까? 자유로워지는 건 아이일까, 부모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이제 아들러 육아론이 이야기하는 여섯 가지를 통해 그 답을 찾아보자.
1.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자: 행동을 이해해야 대처 행동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아이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래서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른 채 야단치고, 생각하는 의자에 앉혀 놓는다. 하지만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부모는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또한 단순히 완력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아이의 행동은 반복된다. 그렇지만 아이가 하는 행동의 목적을 알면 대처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하는 것은 부모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어떤 아이든지 착하게 행동해서 부모에게 칭찬받으려고 한다. 그런데 아이가 적절한 행동을 할 때, 부모는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지나친다. 그러면 아이는 어떻게든 부모가 자신을 쳐다보게 하기 위해 문제 행동을 시작한다.
2. 아이를 야단치지 말자: 야단쳐 봤자 아이는 문제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부모가 자신을 쳐다보게 하는 것이 문제 행동의 목적이라면 야단치는 것이야말로 아이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다. 부모가 자신에게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심하게 야단쳐도 아이는 문제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야단치기 때문에 문제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아이가 어차피 문제 행동을 멈추지 않을 거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야단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야단맞으며 자란 아이는 야단맞을까 봐 무서워서 소극적으로 변하며, 자신의 행동이 옳은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볼 것인지만 생각하게 된다. 그릇이 작은 아이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야단치는 대신 어떻게 하면 좋은지 지혜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3. 아이를 칭찬하지 말자: 수직 관계가 전제되는 ‘평가하는 말’, 칭찬
아이뿐 아니라 누구도 자신을 야단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을 야단치면 그 사람과 거리가 생긴다. 아들러는 분노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감정이라고 했다. 이렇게 거리가 멀어지면 아이를 지원해 줄 수 없다. 도울 수 있는 자리에 설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야단쳐서 관계가 멀어진 다음에 아이를 지원해 주려고 한다. 하지만 관계가 멀어진 다음엔 아이가 귀담아 듣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칭찬하며 띄워 줘야 하는 걸까?
아들러 육아론에서는 그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칭찬받으며 자란 아이는 칭찬해 줄 사람이 없을 때 스스로 판단하여 적절한 행동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기대했던 대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과제에 도전하지 않게 된다. 또한 칭찬은 야단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직 관계가 전제되는 ‘평가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아들러는 모든 인간은 ‘같지는 않지만 대등’한 존재라고 말했다. 성별, 연령, 지식, 경험, 외모 등 모든 사람이 차이가 나지만 어떤 차이가 있든 대등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부모와 아이 사이에도 적용시킨다. 그는 어른과 아이는 같지 않지만 인간으로서는 대등하며, 아이를 신뢰하고 존중하며 대하면 야단치지 않아도 되고 칭찬할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4. 아이에게 용기를 주자: ‘보통으로 사는 용기’를 갖게 하는 ‘자기 수용’
칭찬도 하지 말라니, 놀라운 얘기다. 칭찬하면 아이의 기를 살려 줄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칭찬만 바라는, 칭찬에 지배받는 아이가 될 뿐 아니라 칭찬받을 수 없을 땐 행동하지 않거나 포기해 버린다니 정신이 번쩍 든다.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건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아들러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이다. 드디어 그 유명한 용기가 등장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아이를 야단치지도 칭찬하지도 말고 아이에게 ‘용기를 주라’고 권한다. 여기서 용기를 준다는 건 아이가 자신의 인생 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런 용기를 주기 위해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하라고 한다. “기다려 줘서 고마워.”, “도와줘서 고마워.” 등등. 2장(아이를 야단치지 말자) 소개에서는 저자의 지혜로운 방법을 책을 보라는 의미에서 밝히지 않았는데, 이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공개했다.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기!’ 꿀팁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이 고맙다는 말이 칭찬을 대신하는 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과제’에 도전하려는 용기를 낼 수 있으려면 자신을 좋아해야 하는데, 아이가 자신을 좋아하려면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껴야 한다. 그 가치는 자신이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느낄 때 생긴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이 중요한 것이다.
아들러는 ‘보통으로 사는 용기’라는 말을 했다. 이것은 평범해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뛰어날 필요도 없고 나빠질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는 뜻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을 ‘자기 수용’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필요하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부모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자녀상에서 아이의 단점을 깎는 마이너스적인 시선이 아닌 제로 상태에서 아이의 장점을 더하는 덧셈 육아를 한다면 아이는 용기가 넘쳐나게 될 것이다.
5. 아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문제 행동 Vs 중성 행동
자, 이제 좀 더 어려운 고개를 넘어 보자. 이 장에는 어쩌면 한국의 부모에게는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를 제안이 등장한다. 아이의 일이라면 하나부터 열까지 참견하고 좌지우지하는 부모들에게는 난감한 제안일 듯하다. 우선 문제 행동과 중성 행동이 뭔지 알아보자. 저자는 문제 행동은 ‘공동체(가족, 직장, 학교, 지역 등)에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부모들이 제일 문제라고 생각하는 공부 안 하는 건 문제 행동에 끼지 않는 것이다.
그럼 공부 안 하는 건 무슨 행동일까? 본인은 곤란하지만 부모(공동체)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이런 행동은 ‘중성 행동’이라고 한다. 저자는 중성 행동에 대해서는 아이 자신의 의지를 존중해야 하므로 부모가 야단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일의 최종 결말이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는가, 또는 어떤 일의 최종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그 일이 누구의 과제인지 알 수 있는데(예를 들어 공부를 하고 안 하고는 아이의 과제가 되는 것이다), 모든 인간관계의 문제는 남의 과제에 제멋대로 개입하거나 개입당해서 일어난다고 말하면서 아이의 과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말한다.
6. 아이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자: 존중을 바탕으로 한 협력 관계
아이의 과제에 개입하지 말라, 참 시크하고 멋져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 부모들은 시크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저자의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금까지 부모가 아이에게 ‘공부해라’라고 했지만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공부하라고 해도 아이가 마음을 바꿔서 공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한 번쯤은 시험해 볼 가치가 있다.” 그러면서 육아의 목표는 아이의 자립이라고 말한다.
맞다. 아이는 언젠가는 사회 속에 홀로 서야 한다. 언제까지나 품 안에 둘 수는 없다. 이렇게 저렇게 조종하는 대로 말 잘 들으면 그 당시에는 좋을지 몰라도 자기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겁쟁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이 들어서도 자립하지 못하고 늙은 부모에게 기대려 할지도 모른다. 이것이야말로 무서운 일이다. 그래서 “스무 살에 명문대 입학할 것을 바라보지 말고 서른 살에 독립하는 걸 목표로 자녀를 교육하라”는 얘기가 나오나 보다.
당장 아이의 과제를 별개로 보는 게 그래도 저 끔찍한 미래보다는 덜 무서운 듯하다. 더군다나 저자는 아이의 과제를 ‘공동의 과제’로 만드는 방법을 제시해서 부담감을 덜어 준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과제의 분리가 아니라 아이와 협력하며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와 협력하기 위해서는 좋은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를 존중해야 한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존중이다. 그리고 아이를 무조건 신뢰해야 한다. 아이가 ‘내일은 공부할 거야’라고 말하면 믿어 줘야 한다. 이미 골백번은 속은 말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렇다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믿고 지켜보는 용기를 갖는 것이 아닐까.
2. 지은이와 역자
지은이: 기시미 이치로
1956년 교토에서 태어났다. 교토[京都]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 과정 만기 퇴학을 했다. 학창 시절부터 철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는 서양고대철학을 전공했는데, 특히 플라톤 철학에 심취했다. 1989년부터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그는 교토교육대학 교육학부, 나라여자대학 문학부 등 다수의 대학에서 강의했고 고대철학 및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집필과 강연을 왕성하게 하면서 정신과의원 등에서 카운슬링을 했다.
일본아들러심리학회가 인정한 카운슬러이자 동(同)학회의 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현재 메이지[明治]동양의학원 전문학교 교원양성과, 유도정복학과(교육심리학, 임상심리학), 교토성카타리나[京都聖カタリナ]고등학교 간호전공과(심리학) 비상근 강사를 역임하고 있다.
한국에 출간된 저서로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버텨내는 용기: 아들러의 내 인생 애프터서비스 심리학』, 『미움받을 용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아들러에게 인간관계를 묻다: 왜 모두에게 인정받으려 하는가?』가 있다. 그 외의 저서로 『아들러를 읽는다』, 『아들러에게 배운다』, 『고교생을 위한 아들러 심리학 입문』 등이 있다.
역자: 오시연
동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으며 일본 외어전문학교 일한통역과를 수료했다.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생각만 하는 사람, 생각을 실현하는 사람』, 『착각을 계속하라』, 『제왕학 교과서』, 『어른, 공부하지마라』, 『비주얼 비즈니스 프레임워크』, 『월급쟁이자본론』, 『회계의 신』, 『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들』, 『병에 걸리지 않는 15가지 식습관』, 『현금경영으로 일어서라』, 『거짓 숫자에 속지마라』, 『부자 삼성 가난한 한국』, 『simple 회계 공부법』, 『만만한 회계학』, 『쉽게 이해하는 IFRS』, 『세상에서 제일 쉬운 회계수업』, 『퇴근시간이 빨라지는 비즈니스 통계입문』, 『드러커 사고법』, 『겁쟁이를 위한 주식투자』, 『원소주기』(공역), 『삼성의 번영으로 불행해지는 한국경제』 등이 있다.
한국경제TV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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