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칼럼] 영화만 직격탄? 메르스 문화예술산업 붕괴 직전

입력 2015-06-12 09:37   수정 2015-06-13 01:05

▲ 메르스 확산에 따른 문화예술산업의 피해가 극심하다.(사진 = 한경DB)


정부에서는 메르스로 피해를 입은 산업이나 기업에 대해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그 지원에서 제대로 지원을 못 받고 외면될 곳이 있겠다. 메스르로 문화예술산업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산업에서 차지하는 전체 비중은 얼마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관련종사자들에게는 허약한 시스템 때문에 치명적이다.

많은 시민들이 집단 감염을 염려해 문화예술공간마저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극장관객만 급격하게 줄어든 것만은 아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실내실외 공간에서 이뤄지는 콘서트나 축제, 연극 뮤지컬 오페라의 공연, 영상물의 상영, 미술 공예 전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주고 있다. 심지어 각 학교의 미술관 박물관이나 테마파크 공간에 대한 방문도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메르스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작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많은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또한 수시로 일어나는 사스나 조류독감, 구제역 등 갖가지 전염질병이 확산될 때마다 반복돼왔다. 이 때문에 피해와 이로 인한 부담은 이번 해에만 발생된 것이 아니라 누적적으로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앞으로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위기가 닥쳐올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화가 진전되고 편리한 교통의 발달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도 매우 고도의 네트워크집적성을 갖게 했다. 위험 사회가 진전될수록 항상 이런 위기적인 상황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런 반복적인 상황에서는 자칫 문화예술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은 기우에 그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기업은 영세한 측면이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한 영세한 측면은 민간부문은 물론이거니와 공공영역에서도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즉 재난 상황이 벌어졌을 때 공연이나 행사에 대한 책임이나 부담을 각각의 기획 제작사에게 전가한다는 점이다.

‘보볼의 법칙’에서 말하듯이 문화예술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 비용은 모두 관련 공연이나 행사가 이뤄져야 지급된다. 만약, 준비한 작품이 선을 보이지 않거나 무대, 행사가 열리지 않으면 그에 대한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점은 부정부패의 토양이 되기도 한다. 한꺼번에 빚더미에 올라앉은 기획 제작사들은 다른 행사에서 비용을 벌충하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돌려막기인 셈이다. 빚을 막기 위해 제작비를 부풀리거나 다른 이들의 명의를 빌리거나 도용하여 자금을 빼돌리는 것이다. 이는 다시 부실한 작품이나 콘텐츠로 이어진다. 현실적인 조치들을 통해 이런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재난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 관련 보험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시켜줘야 한다. 농업도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당하면 보험의 혜택을 받는다. 문화의 농업의 어원은 같다. 사회적 위험과 자연재해 때문에 문화예술산업이 타격을 입을 경우 이에 대한 복지보험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공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정한 금액은 그 개최나 시행에 관계없이 지급돼야 한다. 심지어 기획료조차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오랜 기간 동안 연기하는 경우에도 그 연기 기간에 해당되는 일정한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예술 재난기금을 만들어 예산집행을 기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아울러 일방적인 행사의 취소와 연기에 정신적인 상처를 받는 시민들에게도 배려가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재난 상황임을 명확하게 밝혀서 기획 제작사의 책임을 덜어주고 의뢰자와의 균등한 책임을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대관하는 이들에게만 재정적인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행사를 맡기는 쪽에서는 재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최대한 지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그러한 행태들이 장기적으로 문화예술기반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럼 왜 이런 조치나 정책을 추진해야하는 것일까.

결국 그것은 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을 위축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산업을 통해 좀 더 많은 행복감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 결국 경제적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또한 산업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 문화예술발전의 안정성을 해치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 외부 필진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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