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에 출연한 이덕화-최수종이 진한 형제애와 못말리는 애처가의 모습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2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는 `자유남편` 특집으로 배우 이덕화-최수종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최수종은 드라마 사극 촬영 때 당한 낙마사고를 전했다. 그는 "당시 거의 모든 뼈가 부러졌다. 특히 목뼈가 부러졌는데, 의사 말이 몇 센티미터만 뒤가 부러졌어도 못 걸을 뻔 했다고, 감사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 뒤로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의사가 6개월 이상 입원해야 한다고 했는데, 2주 만에 촬영을 재개했다. 내가 주인공이니 빠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입원해 있을 때 동생 한 명이 찾아와 촬영이 중단되면 자신의 생계가 없어진다고 하더라. 그 말 듣고 누워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의사에게 말했더니 `미쳤다`고 하면서 마약 성분이 있는 진통제를 주더라. 그것을 맞으면서 어렵게 촬영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덕화도 교통사고 사건을 전했다. 그는 "낚시 갔다 오다가 지프차와 버스가 부딪혔다. 내가 의자 눕히고 자다가 앞유리를 뚫고 나갔다"라며 "정신이 들어서 눈을 뜨니까 자동차 보닛 위에 엎어져 있더라. 차 두 대 사이에 끼인 거다. 당시 갈비뼈 4대가 부러지고 엉망진창이 됐는데 영화 출연 계약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영화 `물 위를 걷는 여자`였는데 두 달 정도 파리에 가야했다. 갈비뼈가 부러져서 기침도 못했다. 압박붕대를 매고 파리까지 갔다"며 "에펠탑이 보이는 곳에서 황신혜와 베드신이 있었다. 갈비뼈가 아픈데 참고 해야 되는데 체중이 실리니까 안 되겠더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덕화는 또 "감독이 내가 눕고 황신혜가 올라가라고 했다. 그런데 상대의 체중이 실리니까 또 안 되겠더라"며 "배우가 몸을 잘 관리하는 것도 연기의 연속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이덕화는 "나이가 들면서 주인공에서 물러나 아저씨, 삼촌, 매형 역할을 해야 했다. 부끄럽더라. 늘 주인공만 했는데, 배역이 내려가면서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만할까 생각이 들었다. 잘나갔던 배우로 이름을 남기고 낚시터나 하는 게 낫지 싶었다. 요즘 애들은 날 늙은이로 나오는 배우로 알 것 아니냐. 왕년에 잘 나갔던 것을 어떻게 아냐. 그만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덕화는 사극에 대한 애정을 전하며 변치 않은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그런데 사극이 좋은 건, 동시대에 산 어떤 인물을 해서이다. 그 인물이 크건 작건, 동시대에 산 인물이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사극을 선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수종에게 "주인공 더 하고 버틸 때까지 버텨라. 지금 머리숱도 많고 체력도 좋다"라며 "얼굴도 관리 잘했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날 이덕화는 딸인 배우 이지현 앞에서 특유의 카리스마와 중후함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딸이 배우를 한다고 해서 고민"이라고 고충을 토로했고, 이지현은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결과가 안 좋았던 적이 더 많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덕화는 딸에게 "한 직업을 대대손손 하는 건 멋있는 게 아니냐"라고 말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보였다. `딸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MC 이경규의 요청에 부녀가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두 남자가 아내에게 늘 지는 이유도 밝혀졌다. 이덕화는 "아들이 태어날 때 산부인과에서 하루 잔 적이 있다. 간이침대도 없었다. 하루 잤는데 허리가 욱신거리더라. 그런데 아내는 내가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런 의자에서 3년을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대소변을 다 받아냈다. 시체나 다름없었다. 의사가 살지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고, 살아도 장애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약혼한 사이도 아니고 여자친구였는데 3년을 버텨줬다. 그 뒤로 이 여자에게 모조건 지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수종 역시 지지 않았다. 그는 "아내와 살면서 20년 동안 싸움을 한 적이 없냐고 묻는데, 싸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하희라 씨가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 이야기를 할 때는 있는데, 그냥 듣기만 한다. 왜냐면 하희라씨가 4번이나 유산을 하면서 아파하는 것을 다 봤기 때문에 잘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덕화와 최수종은 서로에게 형제보다 더 진한 우정을 과시해 훈훈함을 보이기도 했다. 최수종은 아내 하희라를 위해 이덕화가 잉어를 20마리 넘게 잡아주고 몸보신을 시켜줬다고 전했다.
또한 정상에 선 스타들의 아빠로서의 모습도 매력 만점이었다.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한다는 최수종은 자녀에게 존재감과 존중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고, 이덕화는 집안에서 자신이 서열 꼴찌라고 말하며 아내에게 얘교를 피우는 모습도 서슴지 않고 보여줬다. 이 둘은 드라마, 영화에서 카리스마와 중후한 매력을 발산하며 극 중 왕, 회장님 등 일인자의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이들이다.
반면 가정에서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애처가이면서 딸, 아들 바보의 모습이었다. 앞으로도 가정에서는 최고의 남편과 아빠로,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최고의 배우로 어떤 다양한 모습을 전할지 기대를 자아낸다.
한국경제TV 류동우 기자
ryus@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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